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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불장난하면 타죽어” vs 바이든 “現상태 변화 강력 반대”…대만 놓고 ‘으르렁’
美中 정상, 28일 2시간 17분간 전화 통화…4개월 만에 대화
펠로시 美 하원의장 대만行 논란 속 대화…정면충돌 양상
“中 불공정 경제 관행 문제” vs “美 디커플링, 세계 경제 악영향”
우크라戰 관련 입장 차만 확인…대면 정상회의 개최 일정 조율 합의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양국 정상은 4개월 만인 28일(현지시간) 2시간17분간 전화 통화를 하며 대만 문제를 놓고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EPA·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4개월 만에 대화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를 놓고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검토를 놓고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 속에 양국 정상이 합의점을 마련하는 것은 고사하고 거친 표현까지 동원해 날선 공방만 주고받은 것이다.

대만 문제 이외에 중국 내 인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분야 등에 대한 양국 간 경쟁관계 관리 등 현안 전반을 놓고도 두 정상은 이견만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차례 통화·화상 회담만 한 양국 정상이 대면 회담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첫 대면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8일 오전 8시 33분부터 10시 50분까지 2시간 17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대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미중 양국 관계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검토로 군사적 충돌 위기까지 악화된 가운데 진행된 통화인 만큼, 두 정상은 대만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변함없으며, 이 정책은 대만관계법 등과 맞물려 있다”면서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 중국·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는 만큼 중국도 대만 침공 등 무리한 현상 변경 시도에 나서선 안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민심을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위협적 언사를 동원해 강조했다. 이어 “미국 측이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길 바란다”며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에서 사용했던 ‘불장난’ 표현을 시 주석이 재차 사용한 것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자신들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양측은 이번 대화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였다”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번 통화가 미중 갈등 관계를 해소할 전기를 양국 정상이 마련할 것이란 기대도 크지 않았던 상황 속에, 실제로는 사실상 최악의 험악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은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 차이를 드러내며 대립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이 미국 노동자 등에 악영향을 준다고 언급하자, 시 주석은 “규율을 위배해가며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망 단절을 하는 것은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를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쏴붙였다. 반도체와 관련된 ‘칩4’ 동맹 등 미국이 추진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견제한 것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도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중국산(産) 제품 관세 철폐 등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정상이 대화를 통해 얻은 유일하다시피 한 성과는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 중 각자 보좌관들에게 대면 회담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을 조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차례 전화 통화나 화상 회담만 진행했을 뿐, 직접 만난 적은 없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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