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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문리버 건너 우주속으로

‘달달, 무슨 달~.’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에서는 달의 풍요로움과 다정함이 느껴진다. 이제 달은 그 친근함을 넘어 미래의 무한 자원으로 또 다른 지구를 향한 기대감을 품게 해준다. 인류가 이미 53년 전에 첫 발을 내디뎠던 달,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던 ‘Moon River(문리버)’를 우리는 우아하게 건너고 있다. ‘다누리호’의 발사와 더불어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우주 심연 장면은 우리 국민뿐만이 아닌 전 세계인을 설레게 하고 있다.

다누리호는 달에 가는 데만 4개월 반이 넘는 심우주 항해이기에 이를 향한 도전과 그 성과는 대한민국의 우주 항해 및 관측기술 면에서도 기대가 매우 크다. 특히 다누리호에 실린 탑재체 중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분광기(KGRS)는 심우주 감마선 백그라운드와 감마선 폭발 현상을 모니터링하도록 설계돼 있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 현상으로 태양보다 무거운 항성이 수명을 다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붕괴할 때 혹은 쌍을 이룬 중성자별이 충돌해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감마선 천체 관측용 망원경인 페르미(Fermi)는 지난 10년간 총 2356회의 길거나 짧은 감마선 폭발 관측 기록을 발표한 바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감마선분광기를 통해 심우주에서의 감마선 폭발 모니터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구에서 출발해 1억56만km 떨어진 지점까지의 심우주 항해 과정에서 얻어지는 감마선 백그라운드 스펙트럼 데이터는 지금까지 확보하지 못했던 중요한 연구자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달에는 전 세계적으로 6번의 감마선분광기를 실은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필자는 이번 다누리호 감마선분광기가 새로운 과학적 연구 결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달 표면에서 방출되는 감마선 자연방사성 원소(U, Th, K)와 달 표면 주요 구성 원소(Fe, Ca, Al 등)에 대한 원소지도를 제시했으나 다누리호의 감마선분광기는 보다 실제적인 인류의 기대에 부합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특히 물과 마그네슘, 규소와 더불어 저에너지 영역의 감마선 스펙트럼에 해당되는 원소 분석을 통한 달 원소지도 작성이 기대된다. 이는 감마선분광기를 통한 에너지 영역의 특성을 최적화해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매우 도전적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달을 넘어 화성 진출을 위한 달 현지자원 활용 관점에서 이번에 도출되는 감마선분광기의 원소지도는 달 지질은 물론 달 자원 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달 현지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유망 자원 후보지 선정이 우선이기에, 해상도를 높인 상세 달 표면 원소지도 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구에서의 무한 활용자원인 헬륨-3와 가치 있는 특정한 희토류도 다량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예측돼 지속 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

누리호와 다누리호의 성공적인 미션 수행은 향후 전개될 아르테미스 협력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참여를 위한 실천적인 계획과 동시에 독자적인 달 자원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주현지자원 개발은 장기적인 비전과 우주 개발에 대한 철학과 인프라 구축, 정부와 산·학·연 협력 등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가능하다. 누리호와 다누리호의 성공을 발판 삼아 제2의 지구를 향한 심도 있고 비전 있는 강력한 우주정책이 나와야 할 때이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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