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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혁신생태계로 플랫폼 강국을

팬데믹 이후 플랫폼시장은 크게 성장했고, 4차산업혁명을 통한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며 향후에도 플랫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플랫폼산업은 스마트폰이 확산되며 본격 성장해 다양한 앱 사업자와 연계한 모바일 기업생태계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영역까지 확대되며 고속성장했다. 한편 국내 플랫폼시장 성장과 함께 전통적인 대기업과의 경쟁, 플랫폼 이용 소상공인 협업, 플랫폼 소비자 후생 등의 이슈도 나타났다.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쟁과 협업 이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산업은 최근 다양한 규제에 부딪히며 사업 축소나 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 플랫폼산업의 현 주소를 바라보며 우리는 기업 혁신생태계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UC버클리대 제롬 엥겔 교수는 혁신생태계는 활기 차고 역동적인 생태계로서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자본·지식·인재풀이 새로운 산업 및 비즈니스의 발전을 촉진하는 ‘핫스폿’으로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 혁신생태계는 기업 간 경쟁과 혁신을 촉진시키고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국가적 자산이다. 그리고 혁신생태계는 다양한 주체가 지식을 교환하고, 인력의 이동과 연계, 자금의 흐름, 정부 지원 및 관련 서비스 제공 등이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기업 혁신생태계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최근 고용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 회복됐다. 소득은 2021년 기준 미국 전체 평균 소득의 2배가 넘는다.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25개는 이 지역 기술 분야 일자리의 약 40%를 차지하며 기술 분야 성장률과 지역고용 점유율에서 계속 미국을 선도하고 있다. 팬데믹에도 2021년 실리콘밸리에서 총 32개의 기업공개(IPO)가 있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이며, 벤처캐피털 투자는 2021년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를 합쳐 95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1년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의 유니콘 및 데카콘 수는 총 230개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수많은 플랫폼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지금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태동 및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핵심 성공요인은 바로 자유와 창의 그리고 도전과 실패가 활발한 환경과 문화로 볼 수 있다. 규제를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하는 국내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문화를 보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오늘도 실리콘밸리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도 혁신생태계의 본질을 재인식하고 혁신생태계의 본래 모습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업을 위한 환경 조성과 지원 역할에 보다 집중하고, 기업의 창의와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은 고전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넘어 근본적인 전략적 민첩성(agility)과 수용성이 필요한 시대다. 새 정부에서 지자체별 기업 혁신생태계 복원 전략을 통해 활발한 창업과 혁신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우리 플랫폼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경영학회 정책위원장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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