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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이란, 서방 제재 맞서 ‘反美전선’ 밀착 행보 나서
푸틴, 전쟁 이후 비연방국 첫 방문
하메네이 “서방 속임수 경계해야”
푸틴 “유익한 회담” 인프라 협력
WP “러 경제난에 중동교역 확대”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EPA]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지근거리에 앉아 대화했다. 주요국 정상이 자국을 찾아와도 멀찍이 떨어져 맞았던 데 비하면 ‘밀착’이다, 서방 제재를 받는 두 나라가 ‘반(反) 미국 전선’을 강화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로이터·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메네이와 만났다. 세예드 에브리함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양자· 3자회담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옛 소련연방 지역이 아닌 국가를 찾은 건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마친 직후 행보다. 러시아가 서방에 맞서 이란·중국 등과 더 긴밀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평가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두 나라는 서방의 속임수를 경계해야 한다”며 장기적 협력을 촉구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통치로 러시아가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세계 무역에서 달러화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선 “러시아는 대안이 거의 없었다”면서 “당신(푸틴)이 주도하지 않았다면 서방이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메네이 예방에서 러시아·이란의 전략적 문제가 다뤄졌다며 매우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자국에서 주재한 한 회의에서 서방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엄청난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인정했고 중국·아시아·중동과 교역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적었다. 이날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러시아의 가스프롬은 40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이란간 전략적 협력 협정이 몇 달안에 맺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봉쇄상태인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과 관련,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튀르키예의 중재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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