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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 가격 안정 뒷배경엔 美 달러 강세
WSJ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 줘”
‘달러지수’ 2002년 이후 최고치 기록
아랍에미리트(UAE)의 농부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한때 고공행진을 했던 세계 원자재 가격이 최근 대체로 하향 안정된 데엔 달러 강세가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유, 금속류, 농산물 가격이 6월 초 이후 내린 데에는 세계 경제의 경기후퇴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

하지만 달러 강세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WSJ은 지적했다. 원자재는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므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입장에선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이 그대로라도 실제 가격 부담은 오른 셈이기 때문이다.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해당 상품의 수요는 감소하기 마련이다.

WSJ이 집계하는 달러 가치 지표인 달러지수는 최근에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다가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인기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달러 강세가 인도와 같은 국가에서 연료의 소매가격을 배럴당 10달러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추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달러 강세가 정제 연료의 역대 최고가와 맞물리며 신흥국에서 원유 수요를 압박할 것이라고 이달에 경고한 바 있다.

브렌트유의 경우 6월 초 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때 달러 기준으로는 59%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위안 기준으론 66%가량, 일본 엔으론 85% 각각 급등했다. 중국이나 일본 입장에선 유가가 달러 기준에 비해 더 올라 원유 수요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달러 강세가 원자재 수요의 감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국 외 지역의 원자재 생산자들이 재고 물량을 팔도록 부추긴다. 이들 생산자 입장에선 달러가 강세이면 보유 중인 재고 물량의 가격이 오른 셈이기에 이럴 때 파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재고 소진은 공급 증가에 해당하므로 가격 하락 압력 요인이 된다.

달러 강세는 또한 생산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구리와 곡물 생산의 경우 노동력과 다른 투입 요소의 비용은 해당 물품을 생산하는 국가의 현지 통화로 지급된다. 달러 강세는 현지 통화의 약세를 의미하므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해당 국가에서 생산비가 감소한 셈이다.

WSJ은 역사적으로 달러와 원자재 가격이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즉,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은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브렌트유의 가격이 6월 8일 고점에서 14% 하락했을 때 WSJ 달러지수는 같은 기간 3.8% 올랐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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