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2022 인신매매 보고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국무부가 내놓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이 20년 만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강제노동, 특히 외국인 피해 문제가 이유였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각국의 인신매매 감시와 단속 수준을 평가한 ‘2022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 이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2001년 3등급을 받고 이듬해 2002년부터 작년까지 매해 1등급을 유지해왔다.

올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정부의 노력과 실적을 반영했다.

보고서는 188개국을 대상으로 1~3등급으로 나눴다. 2등급은 중간 단계로, 인신매매 방지와 관련한 모든 기준을 충족하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나라가 해당한다.

국무부는 한국의 등급 조정에 대해 “2020년과 비교해 인신매매 관련한 기소가 줄었고, 외국인 인신매매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전년 평가 기간보다 검찰의 기소 건수가 줄었고, 성매매를 강제당한 외국인 피해자를 오히려 처벌해온 우려사항에 대응하는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때때로 피해자들을 추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 중 한국 어선에서 강제 노동이 만연하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피해자 신원 확인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한국 외에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이탈리아, 브라질, 이집트, 가나, 멕시코, 파키스탄,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등 99개국이 2등급에 포함됐다.

1등급은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대만 등 30개국이다.

한편 북한은 2003년부터 20년 연속 최하위인 3등급을 유지했다. 3등급 국가에는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22개국이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8만~12만 명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 중이며, 추정할 수 없는 규모의 사람들을 노동교화소를 비롯한 다른 형태의 수감 시설에 가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별도로 집중 분석, 이들 사업이 강제노동으로 얼룩지고 있다고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