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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송 ‘하늘길’ 연 CU “라스트마일 새 영역 개척” [헤럴드 뷰]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 인터뷰
편의점, 상품 판매하는 공간 그 이상 의미
드론배송, 서비스 영역·공적 역할 확대 기여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

전국 골목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 CU의 1만5700여개 점포가 드론배송을 위한 ‘기지’로 바뀐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안전, 경제성, 비행규정 등을 넘어서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미래다.

다만 인적이 드문 캠핑장·휴양지이나 외딴섬 등 도서지역에 있는 일부 편의점 매장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배달기사가 기피하는 여행지에서 한 끼를 채우고 싶은 고객에게, 육지에서 떨어진 섬에 사는 독거노인에게, 긴급 재난으로 구호물품이 당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쩌면 드론배송으로 신속·정확하게 배달되는 편의점 물건은 상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더이상 편의점은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 점포 공간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CU가 제공하는 상품이 필요한 그 누구에게라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전달되도록 디지털 혁신 기술을 검토하고 이를 서비스로 적용해 실증하고 있습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연구소장)은 드론배송의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연구의 목적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이를 한 번만 더 들여다보면 이 랩장이 바라보는 시선이 드론배송 그 너머에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드론배송은 편의점의 서비스 영역과 공적 역할을 넓힐 수 있는 ‘라스트마일(운송서비스 마지막 단계)’ 기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CU가 드론배송 첫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 영월군과 손을 잡은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CU의 배송드론

이 랩장은 “영월군 내 숙박업과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과 공생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지난해부터 드론배송 서비스를 기획했다”라며 “드론배송 상품에 지역 내 자영업자가 판매하는 메뉴인 치킨 등을 포함시키지 않았고, ‘사람’인 라이더가 배달을 기피하는 곳으로 드론배송 지역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드론전용 배달 어플리케이션인 ‘영월드로’ 개발에도 부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랩장은 “고객들에게 드론으로 쇼핑을 경험하는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CU의 멤버십 앱(App)인 ‘포켓CU’ 개발 경험을 영월드로 앱 기획 과정에서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CU는 드론 실증도시로 선정된 지자체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편의점 드론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지역과 일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로 드론배송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의 연장선이다. 이 랩장은 “드론배송을 비롯한 라스트마일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라며 “CSR(사회적책임) 부문을 강화한 편의점으로서 드론배송, 무인배송 등 혁신기술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월 BGF리테일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1호 연구소 기업인 나르마와 드론을 활용한 재난예방과 구호활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8일 CU는 첫 드론배송을 시작했다.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CU영월주공점에서 드론이 3.6km 떨어진 글램핑장으로 라면세트·분식세트 등이 전달했다. 드론배송은 캠핑족이 몰리는 금, 토요일에만 운영된다. 드론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0분이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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