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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이 성공 보장”...우버, 글로벌 지도자에 대규모 로비
가디언·AFP 등 ‘우버파일’ 보도
칼라닉, 5년간 9000만弗 지출
마크롱 대통령 등 비밀원군 확보
지분 주고 SI 유치 후원 받기도
항의시위 발생땐 보복시위 명령
‘킬 스위치’ 이용해 증거 은폐
진출국 정부기관 자료접근 제한
우버 공동 설립자 트래비스 칼라닉 전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부 기관과 세계 지도자를 대상으로 로비를 하고, 운전자들을 폭력시위에 이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칼라닉 전 CEO.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우버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비밀리에 정부 기관과 세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로비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기간 동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택시업계의 폭력시위를 역이용하고 수사를 불법적으로 방해하는 등 불법 소지가 다분한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AFP 통신 등은 과거 우버의 위법행위와 비윤리적인 행태가 고스란히 담긴 12만4000개의 관련 문서와 이메일 증거를 입수해 이를 고발하는 ‘우버 파일’(Uber Files)을 보도했다.

외신은 우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로비를 벌이고, 수익을 조세 회피처로 보낸 정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버 공동 설립자 트래비스 칼라닉 은 회사를 운영하는 5년간 당시 올라프 숄츠 독일 함부르크시 시장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그리고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 등과 개인적으로 접촉해 우버에 유리한 방향으로 도움을 받으려 했다. 우버는 로비 비용으로 9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지 정치인에게 접근한 우버는 이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해 막대한 후원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과 장점만을 내세우는 연구논문을 발행하기 위해 저명한 학자들에게도 수십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버의 위법행위는 기존 택시 산업의 반발을 직면했을 때 부각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경제부 장관으로 취임했던 2014년, 칼라닉은 경영진과 로비스트와 회의를 가졌고, 이후 마크롱 대통령과 서너 번 만나 사업을 유리한쪽으로 이끌어 갔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관계는 우버가 그해 정식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운전자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팝’을 선보였을 때 빛을 발했다. 당시 의회와 법원은 우버팝을 불법으로 간주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우버팝의 진출을 위해 법 일부를 개정하는 데 동의했다.

우버팝을 두고 반대 시위가 격해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칼라닉에 문자를 보내 “법을 개정하기 위해 다음 주에 모든 관계자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고, 몇 달 후 우버 운전자의 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 대변인은 이메일 통해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많은 회사를 만나 자연스럽게 교류했고, 이는 규제의 장벽을 허물어야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우버가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던 때인 2016년 1월,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는 택시 기사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가 펼쳐졌다.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 파업과 폭동이 일어나고 있을 당시 칼라닉은 “폭력은 성공을 보장한다”며 우버 운전자들의 보복 시위를 준비하라고 프랑스 경영진에 명령했다.

가디언은 우버가 증거 은폐를 위한 노력도 들였다고 설명했다. ‘킬 스위치’(Kill switch)라는 기술을 통해 우버는 법 집행 기관이 회사 컴퓨터에 접근할 수 없게 막았다. 가디언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칼라닉은 2015년 이메일을 통해 “최대한 빨리 킬 스위치를 눌러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킬 스위치는 캐나다, 벨기에, 인도, 루마니아, 헝가리에서 사용됐으며, 프랑스에서는 최소 3번 적용됐다.

그러나 칼라닉의 대변인은 일부 문서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칼라닉이 우버 운전자들의 폭력을 부추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버 측은 과오를 인정하지만, 칼라닉을 포함한 그 누구도 우버 운전자들의 폭력을 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라 호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들어오고 나서는 킬 스위치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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