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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없이 오를 줄 알았어요”…금리공포에 차갑게 식은 노도강[부동산360]
아파트값 하락폭 더 커진 노도강 지역
최고가 대비 1억원 이상 내린 거래도
올 들어 2030대 영끌 매수도 한풀 꺾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에서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0·30대 ‘영끌’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에는 영끌족이 자취를 감추고 매물 적체와 거래 가뭄만 뚜렷해졌다. 금리 인상과 고물가 등 경제 여건 악화와 집값 하락 우려 속에 1년 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3% 내려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파트값 하락폭이 큰 지역에는 노원·강북구(-0.08%), 도봉구(-0.06%) 등 노도강 지역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은 올해 상반기(1월~6월27일)에도 각각 0.59%, 0.52%, 0.48% 하락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지역으로 꼽혔다.

최고가 대비 억대로 하락한 가격에 성사된 거래도 속속 포착된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58.01㎡(이하 전용면적·8층)은 지난달 13일 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9억4000만원·11층) 거래건과 비교해 1억5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달 2일 월계동 삼호3차 59.22㎡(6층)도 최고가 대비 1억1000만원 내린 8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재건축 기대감이 컸던 단지에서도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매수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집값 상승 기대도, 문의도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도 지난 5월 59.98㎡(24층)이 최고가보다 1억1000만원 빠진 6억7000만원에 팔렸다. 도봉구 도봉동 한신아파트 84.94㎡는 지난해 최고 7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5~6월에는 모든 거래건이 6억원대를 기록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중개사를 낀 중개거래이며, 특수 거래가 포함될 수 있는 직거래는 제외됐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은 지난해 영끌·패닉바잉(공황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지만, 올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고물가 등에 더해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 관망세는 짙어졌고 아파트 매물만 쌓이고 있다. 다주택자인 집주인들은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기간을 틈타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자 중저가 아파트 정리에 나서고 있고, 대출을 끌어모아 갭투자한 집주인은 금리 부담 속 출구를 찾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8737건으로, 서울 전체의 13.4%를 차지했다. 강북·도봉구는 1년 전보다 각각 81.6%, 80.3% 늘어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1·2위 지역에 올랐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늘어난 반면 산다는 사람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지난주(87.0)보다 0.2포인트 내려 9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노도강이 속한 동북권은 82.1로 서울 평균치 아래 머물렀다.

노도강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20·30대의 영끌 매수세도 올 들어선 한풀 꺾였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8.7%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상반기(34.6%) 이후 2년 만에 40%를 밑돌았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이후 다주택자의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거래 침체도 장기화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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