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명물 코닝스하벤 다리.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요트가 아니라 150년된 다리를 부순다고?’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명물 다리인 코닝스하벤 다리가 해체 위기에서 벗어났다. 억만장자인 아마존의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의 요트가 바다로 나가는 길을 열기 위해 다리 교량 부분을 제거하기로 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독일 DPA 통신 등 외신은 로테르담시 대변인을 인용, 베이조스의 요트를 건조 중인 현지 조선회사 오션코가 시 당국에 코닝스하벤 다리를 해체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조스의 요트는 올 여름 완성을 앞두고 조선소에서 마스강을 지나 바다로 옮겨야 했는데 이 다리를 통과해야만 하는 요트의 높이가 선박의 상한선인 40m보다 높아 시 당국이 교량 부분을 제거할 계획이었다.

코닝스하벤 다리는 마스강을 가로지르는 철도교로 지난 1878년 건축돼 144년의 역사를 지닌 지역 명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폭격으로 파손됐지만 1940년에 재건됐다.

1993년 철도 노선이 바뀌어 다리를 쓸 일이 없어지자 시 당국이 다리를 철거하려고 했고 주민들이 반대해 보존이 이뤄졌다.

이번에도 베이조스의 요트 때문에 명소가 훼손될 처지에 이르자 반발이 거세졌으며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요트가 지나갈때 썩은 계란을 던지는 시위대를 모집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조스는 시에 다리 해체 작업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지만 반발에 오션코가 이를 포기했다고 DPA는 전했다. 배를 옮기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테르담 인근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베이조스의 요트는 약 4억3000만 유로(약 5758억원)일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