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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킹은 MZ세대만 하는건가”…서울시 캠페인 세대 갈등조장 논란
1900명 몰린 플로킹 캠페인 ‘MZ세대만 참여’ 제한 논란
“MZ세대가 아닌 시민은 서울 시민도 아니냐” 비판
전문가 “환경문제, 청년세대만의 문제 아닌 전 세대 문제”
서울시 “앞으로 진행될 회차에선 전 세대 대상으로 진행”
서울 시민이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의 일종인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둘레길 플로킹 캠페인’ 행사가 세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서울둘레길 홍보를 위해 ‘플로킹’ 행사를 마련했지만, 모든 세대가 아닌 ‘MZ세대’만 참여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둬 시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

5일 서울시와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따르면 시는 ‘서울둘레길 플로킹 1차 캠페인’ 참여자 157명을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모집했다. 해당 캠페인에 약 1900명의 사람이 참여 신청을 한 상황으로, 1차 캠페인 경쟁률은 약 12 대 1을 기록했다.

문제는 해당 캠페인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만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전 세대가 아울러 산책하며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플로킹’ 활동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캠페인에 신청했다는 A씨는 “부부가 함께 산책하며 쓰레기를 주우려 신청했으나 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참여 제한을 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황당하고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플로킹 행사에 여러 번 참여했다는 B씨 역시 “나이 제한을 둔 플로킹 행사는 처음 봤다”면서 “MZ세대 아닌 다른 세대는 서울 시민도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모집대상을 MZ세대로 제한한 서울 둘레길 플로킹 캠페인 홍보 포스터. [서울시 제공]

플로킹은 스웨덴어 플로카우프(PlockUpp)와 영어단어 트래킹(Tracking)의 합성어로 ‘플로깅(Plogging)’에서 파생된 단어다. 플로깅은 스웨덴에서 시작해 유럽·미국 등으로 확산 중인 환경보호 운동으로 환경 문제에 참여하면서 건강·친목 도모 활동을 병행할 수 있어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공원이나 한강 둔치, 산책길에서 음주나 외식을 즐기는 시민이 배출한 쓰레기가 급증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시민이 직접 해결할 방의 하나로 플로깅 활동이 떠올랐다. 이날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플로깅 해시태그(#Plogging)를 단 게시물이 약 11만 개에 달하며, 플로깅은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언급으로 화제된 바 있다.

서울시는 해당 논란에 대해 ‘젊은 층의 참여 유도를 위해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첫 회차에 M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MZ세대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는 진행될 회차에서는 전 세대를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둘레길 플로킹 캠페인은 3차에 거쳐 운영될 예정이다. 1회차 7월 16일, 2회차 8월 20일은 하루 일정으로, 3차는 다회에 걸쳐 운영된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응모해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은 생분해성 봉투와 장갑, 에코백을 포함한 플로킹 키트를 받는다. 또 행사 이후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1명), 애플워치(2명), 화분만들기 DIY 키트(50명) 등 선물을 받을 수 있기에 주목받았다.

이 같은 세대 제한을 두고 전문가는 환경 문제를 젊은 세대 만의 일로 인식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보편적인 환경 문제를 미래세대, 청년세대의 문제로만 국한 짓고 그런 그림을 만드는 것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생긴 일”이라며 “기후위기,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세대 간 구분지을 것이 아니라 전 세대 시민을 아우르는 일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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