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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경제난인데…외교문제로 눈 돌리는 에르도안 대통령
5월 인플레이션율 73.5%까지 치솟아
에르도안, 연임 노리지만…지지율 하락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율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경제난에 성난 민심을 외교로 잠재우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커지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내 문제보다는 외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앙숙 관계인 그리스를 외부 위협으로 간주하고,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을 내부 위협으로 보는 것을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민족주의적 정서’를 끌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이유로 튀르키예의 역할이 국제사회에서 커졌으며, 지리적·지정학적 이유로 튀르키예와 동맹을 유지하는 서방국도 이런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튀르키예 내부사정은 다르다. 지난 5월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율은 73.5%까지 치솟았으며, 식료품 가격의 연간 상승률은 91%에 육박했다. 치유권자들은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19년째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 대선을 앞두고 연임을 노리고 있다. 더 나아가 튀르키예의 여당인 정의개발당(AKP)도 다수 의석을 뺏긴 상황이기 때문에 의회 의석 수를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난 극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율 급증에도 금리인하 정책과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튀르키예의 경제난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44.2%였으며, 전월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아코윤루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 강사는 “에르도안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으로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상승할 것이며, 평균적인 튀르키예 시민의 삶은 더 절망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처벌하기를 원하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국에서 무능하다고 평가 받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유럽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더욱 적극적인 외교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앞서 튀르키예 측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을 돕겠다며 러시아와 회담을 주최했으며, 더 나아가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평화 회담까지 중개하겠다고 제안했다.

튀르키예는 다른 분쟁 지역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튀르키에는 최근 정정 불안을 겪고 있는 리비아에 대한 지원 규모를 두 배 늘렸으며,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지역에서 동맹국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반대로 리비아 반군과 아르메니아을 지원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자국과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나토 회원 가입을 다시 반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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