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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인을 지정학적 게임 재료로 써” 푸틴, 서구향해 거친 ‘말폭탄’ 쏟아내
대외정보국 찾아 ‘서방 때리기’
서구 행동, 新식민주의 개정판
봉쇄시도, 러 발전 막으려는 것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EPA]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을 지정학적 게임의 소모성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은 세계 정세의 흐름을 전망하는 데 실패해 스스로를 가뒀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대외정보국(SVR) 본부를 찾아 한 연설에서 “서구집단의 행동은 자유주의적 세계주의 모델이 대안이 없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며 이는 나머지의 권리가 침해되는 미국식 세계, 신(新)식민주의의 개정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국가·국민의 운명을 거론하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인에게도 같은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시도는 러시아가 필요한 속도로 발전하는 걸 막으려는 열망에서 나왔다면서 “이건 어떤 종류의 봉쇄인가. 그저 러시아와 싸움일 뿐”이라고 했다. 냉전시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으려고 시행한 미국 중심의 봉쇄정책과 서방의 현재 움직임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세계엔 러시아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지만 자신의 길을 가고 싶어도 고개를 들고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두려워한다고 했다. 인류를 하나로 묶는 건 다극체제라고도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구집단은 세계 정세의 전개와 그들의 영향력 약화를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공개 연설 중 하나를 세계 상황 변화에 대한 분석으로 하겠다고 지목했다.

그는 해외정보 업무의 우선순위로 산업 잠재력 개발을 촉진하는 걸로 꼽고, 서방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맥락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 브리핑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인도네시아와 조코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1월 발리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 주최국이다.

푸틴 대통령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인도네시아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올해말까지 이뤄지길 희망하고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는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 철도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조코위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양국 지도자 간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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