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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계 “최저임금 5%인상 동의 못해”…편의점업계도 “을과 을 갈등 우려”
최저임금發 만만찮은 파장
경총·상의·소공연 “현실 외면”
中企도 “이미 벼랑끝 내몰린 상황”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필요성 커져
내년도 최저임금이 962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왼쪽) 위원장과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인사한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경제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부작용 완화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5년간 물가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오른 최저임금 수준과 한계에 이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최근 복합적인 경제위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5% 인상률’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총은 또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수용성조차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정부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심의 시에는 반드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진행했으나 경영계와 노동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중재안을 표결에 부쳐 자정께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사용자위원 9명은 최저임금 중재안에 반발하면서 표결을 앞두고 전원 퇴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부담을 한층 가중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뛰어넘는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일자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용안정 대책도 보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최저임금제도가 취약층을 지원하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적절한 정책 수단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책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중소기업계도 강한 분노와 우려를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 현장은 장기간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고 연이은 고물가·고금리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실을 외면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충격은 불가피하고 그 고통은 중소기업과 저숙련 취약계층 근로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근근이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밀어낸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다시는 이처럼 과도한 최저임금이 결정되지 않도록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 반영과 업종별 구분 적용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한다”고 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편의점업계도 격렬히 반발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해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한 결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올해 편의점 월평균 매출은 4357만원이다. 이 중 점포가 가져가는 평균 점포이익은 약 915만원이다. 인건비·임대료·가맹수수료 등을 지불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소득은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소 31만원에서 최대 44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되면서 편의점주 60% 이상이 적자를 낼 것”이라며 “편의점주가 5일간 매일 14시간을 근무해야 80만원 수준의 소득을 가져가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호연·이정아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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