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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벌이 가계 연소득 5600만원이면 6억미래소득 반영 청년대출 ‘부실뇌관’ 되나
3분기부터 LTV 80% 적용
20~24세 평균 50%인상 가정
매년 3400만원 빚상환에 써야
출산·실직·질병 등 변수에 취약

정부가 3분기부터 청년의 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미래소득을 반영해 주기로 한 것에 대해, 대출 부실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각 2800만원씩 버는 맞벌이 부부도 대출 최대한도인 6억원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차주에게 평균 소득 인상률을 적용해 미래소득을 추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3분기부터 청년의 대출 DSR 산정 시 미래소득이 반영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DSR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일정 비율(40%)을 못넘게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것이다. 청년은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DSR 산정시 이를 반영해 대출을 늘려주겠다는 게 정부 취지다.

미래소득은 통계청 연령별 소득을 기초로 한다. 직종, 성별 등을 따지지 않고 5세를 단위로 월평균소득을 구해 소득증가율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연령별 월소득은 ▷20~24세 218만3000원 ▷25~29세 270만8000원 ▷30~34세 316만5000원 ▷35~39세 365만3000원 ▷40~44세 388만1000원 ▷45~49세 400만1000원 ▷50~54세 393만9000원 ▷55~59세 366만4000원 ▷60세 이상 285만3000원이다.

20~24세는 향후 40년 동안의 미래소득이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52.9% 많을 것으로 계산된다. 25~29세는 26%, 30~34세는 8.3% 늘어나는 것으로 나온다. 뒤집어 말하면 현재소득이 낮아도 많은 대출이 나온다는 것이다. 정부는 3분기부터 청년에게는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적용해 최대 6억원까지 대출해주겠다고 한 바 있다. 미래소득을 적용하지 않는 일반 차주의 경우 6억원을 대출(40년 만기, 연리 5%,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받으려면 연간 8700만원을 벌어야 한다. 그러나 20~24세는 5690만원, 24~29세는 6905만원, 30~34세는 8033만원만 벌어도 6억원을 대출할 수 있다.

DSR은 부부 합산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맞벌이 부부가 각 연 2845만원을 벌면 6억원 대출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경우 빚 갚느라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해진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조건으로 6억원 대출 시 매년 원리금 3472만원을 갚아야 하는데, 이를 빼면 연간 2200만원 정도의 생활비만 남는다. 현재소득을 기준으로 한 DSR은 무려 61%에 달한다. 법원이 인정하는 2인 개인회생가구의 최저생계비(연 2340만원) 보다 적은 생활비로 살아야 한다.

평균보다 소득이 덜 오르는 차주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단순 계산으로 평균 이상 오르는 차주가 절반, 평균 이하 오르는 차주가 절반이라고 치면, 무려 절반이 대출을 과다하게 받을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심사는 차주 개개인에 대해 이뤄져야 하는데, 평균 소득 상승률을 적용한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맞벌이로 시작했다가 외벌이가 될 수도 있고, 출산, 실직, 질병, 부모봉양 등으로 소득이 줄거나 지출이 늘어나는 등 살면서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라며 “과도한 대출은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취약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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