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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혹한 현실→아무리 생각해도 기술” 이재용 ‘메시지’ 변화 이유는 [비즈360]
불확실성 커진 글로벌 경제 기술 중요성 부각
경제성장의 동력·슈퍼을 등장·안보 자산으로서 부각
삼성, 21일부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통해 대책 논의할 듯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 청사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문영규 기자]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귀국 직후 최대 ‘일성’으로 기술을 강조한 배경이 주목된다. 반도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경제성장, 공급망 구조, 안보 등 측면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은 유럽 출장을 마친 후 입국하며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제일 중요했던 것은 ASML과 반도체 연구소에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 변화와 불확실성을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4일 미국 출장 이후 입국 당시에는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제가 직접 보고 오게 되니까, 마음이 무겁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의 경쟁 구도에 대한 위기의식을 내비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구현할 장비사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는 네덜란드 ASML의 기술이 반영된 차세대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고 ASML 경영진과 회동해 파트너십을 다졌다. 인텔, TSMC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 간 발주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UV는 반도체 제조 과정 중 하나인 노광(빛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작업) 공정에 사용된다. 특히 최근 인텔과 TSMC가 도입을 공식화한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 장비의 경우 ASML의 이전 장비보다 렌즈와 반사경 크기를 확대해 더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에 향후 개발될 최첨단 반도체 공정 관련 필수 장비로 꼽힌다. 해당 장비는 대당 가격이 5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해 생산량이 제한돼 글로벌 기업 간 발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기술에 사실상 ‘다걸기’하는 이유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SMC가 위치한 대만의 경제 성장속도가 이를 보여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63개국 대상)를 보면, 대만은 2018년 17위였으나 2022년 7위로 10계단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2018년 27위를 기록한 이후 2020년과 2021년 23위로 상승했으나 다시 2022년에 27위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대만은 1인당 GDP가 3만6000달러에 이르며, 19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맨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의 ASML 본사에서 첨단 반도체 장비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기술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점 역시 삼성이 마주한 현실이다.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방문지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택하며 ‘기술 동맹’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단골방문지였던 DMZ가 빠지고, 반도체 민간 기업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그만큼 기술의 변화된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는 동시에 동맹 간 경제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21일부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상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시작으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27일부터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기술 경쟁력 강화 언급에 따라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방향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대책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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