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반군 게릴라 출신 페트로 승리
대선 3수 끝 당선…50.5% 득표율로 승리
‘불평등 해결’ 내세워…부자 증세 등 공약 제시
변화 열망 속 뚜렷해진 중남미 좌파 물결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가 50.5%의 득표율로 승리해 첫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과거 반군 좌익 게릴라 단체 ‘M-19’ 단체의 구성원이었던 페트로는 세 번째 대선 도전 끝에 당선됐다. 이날 페트로가 19일(현지시간) 투표결과 발표 전 수도 보고타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 대선에서 게릴라 출신 후보가 승리하며 첫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가 50.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경쟁자인 기업인 출신 로돌포 에르난데스 후보는 47.3%의 득표율로 패했다.

이로써 페트로는 이반 두케 현 콜롬비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취임할 예정이다.

페트로는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계정에 “오늘은 콜롬비아 국민의 날”이라며 “대중적 승리를 축하하자”고 전했다.

‘콜롬비아의 트럼프’로 불린 백만장자 기업인 출신의 에르난데스 후보는 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1차 투표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으나, 돌풍이 결선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페트로는 과거 반군 좌익 게릴라 단체 ‘M-19’ 단체의 구성원이었으며,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낸 현직 상원의원이다.

그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로, 무상 대학 교육과 연금 개혁, 비생산적인 토지에 대한 세금 부과, 부자 증세 등의 공약을 내세워 불평등과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페트로가 첫 대선에 도전했던 2010년 9%의 득표율을 얻었으며, 2018년 대선에서는 결선까지 올라갔지만 두케 대통령과 12%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페트로는 40%에 달하는 빈곤율과 11%의 실업률을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을 인식해 변화를 갈망했다. 지난해 빈곤에 시달리던 콜롬비아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전국적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페트로는 부를 빈곤층에 재분배하는 공약 위주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콜롬비아에서 가장 부유한 4000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트로의 공약이 콜롬비아의 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석탄·석유사업 축소를 주장한 페트로의 의견을 두고 비판이 나왔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페트로가 분열된 의회와 기타 정부 기관 간 협력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페트로의 승리를 두고 “중남미에서 가장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인 콜롬비아에서 터져 나온 불만이 판세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페트로의 승리로 중남미 정치 지형은 왼쪽으로 기울게 됐다. .오는 8월 페트로가 취임하면 경제 규모 상위 중남미 주요 국가들 중 브라질을 제외한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 중인 브라질도 오는 10월 대선에선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룰라 전 대통령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40%대의 지지율로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yoo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