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관계사들,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창출시스템 도입 박차
[헤럴드경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내외 위기에 대응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시스템을 재구축해줄 것을 주문했다.
최 회장이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둔 이른바 'SK 경영시스템 2.0'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 SK그룹의 설명이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30여명의 그룹 임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SK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SK그룹은 같은 맥락에서 8월에는 '이천포럼', 10월에는 'CEO 세미나'를 각각 연다.
최 회장은 "현재 실행 중인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란 조직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에 더해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성장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끄는 전략을 뜻한다. 최 회장은 앞서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실행 원년'을 선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곁들였다.
먼저 그는 "기업 가치는 재무 성과, 미래 성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EV) 외에도 사회적 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떤 요소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높일지 분석해 이해관계자의 더 큰 신뢰와 지지는 물론 혁신과 성장 방향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위기 극복에 더해 기업 가치 제고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라고 SK그룹 측은 전했다.
최 회장은 또 "현재의 사업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벤치마킹을 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아니면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 투자·예산·조직 등 회사 내 자원 배분, 평가·보상, 이해관계자 소통 방안도 기업 가치 모델 분석 결과와 연계해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해 신뢰도를 높이면 기업 가치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우리의 가설을 스스로 입증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확대경영회의에 참여한 30여명의 그룹 임원들도 최 회장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이번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 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SK의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 및 신사업 모색 방법론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각 관계사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 창출 시스템의 개념을 그룹의 경영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반영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조대식 의장은 "누구도 시도할 생각을 못 한 영역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치밀하게 준비된 실행력이 꼭 필요하다"며 제2의 파이낸셜 스토리 고민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줄 것을 CEO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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