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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로컬 크리에이터로 부활하는 지역생태계

전국에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가 앞다퉈 발굴되고 있다. 정부는 아예 ‘청년마을’육성사업을 진행하며 ‘로컬크레이이터 육성사업’에 나섰고, 서울시는 서울 대표 로컬브랜드 육성을 위해 5개 상권에 3년간 30억원을 지원한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의 획일적인 상품이나 재화에 흥미를 잃은 MZ세대들이 고유한 지역성(로컬리티)을 바탕으로 지역 고유한 스토리를 지닌 상품에 더 관심을 가져서다. 그렇기에 비슷한 상품이나 콘텐츠보다는 확실하게 지역성을 담은 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창업트렌드도 협업과 공생 그리고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전략이 유행한다.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와 함께 브랜딩을 돕고 전시하며 판로를 개척해주는 어반플레이, 제주를 배경으로 지역인재나 작가, 공예품, F&B의 다양한 전시와 마켓, 오프라인을 통해 소개하는 재주상회 등이 부상한 이유다. 대기업도 로컬사업에 나선다. 앞으로 기업과 민간, 정부에서 지역의 매력을 발굴하고 브랜딩하는 다양한 주체에 관심을 갖고 지원과 투자가 일어날 전망이다.

마침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에서 ‘새로운 지역밀착형 성장모델 발굴을 위한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역량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지역 고유한 특성을 살리려면 지역의 창조적 콘텐츠 발굴과 지역특색에 맞는 로컬산업의 성장이 필수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역 주도 성장모델로 골목상권과 라이프스타일 등 지역의 콘텐츠와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지역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로컬크리에이터 육성과 지역생태계 활성화가 중요한 정책과제다. 커피집으로 출발해 강릉커피문화의 상징이 되고, 커피축제·스테이 등 연관산업과 결합, 커피가공과 찌꺼기 업사이클링 제조로 확장된 강릉 ‘테라로사’ 사례는 기업으로 성장한 로컬브랜드가 제조업과 연계해 골목산업화에 성공한 사례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이 쏟아지고는 있으나 정부 지원사업 특성상 지원 ‘사업체 수’를 늘려 청년창업을 유도해 실업률을 줄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 있다. 수억원을 들여 공간 조성이나 일시적 지원, 보여주기 행사에 집중하다가 지원이 끊기면 다시 사업성의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 정부에서 11조원을 도시재생사업에 쏟아부었지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 이유다.

향후 로컬크리에이터 정책은 개별 콘텐츠의 자생력과 지속 가능성을 제고함으로써 로컬크리에이터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로컬크리에이터를 통한 로컬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동네상권 민간 조직의 자율 구성·운영을 지원하고 콘텐츠 연계형 도시재생과 청년창업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가 중요하다. 동시에 상권발전기금, 민관상권관리기구, 민관협업 투융자 등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민간 주도로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지역대학을 활용해 로컬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성장 단계별 현장체험과 창업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지자체 단위 로컬브랜드 지원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지방시대를 맞아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콘텐츠를 새로운 자원 및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해야 한다. 역사·문화 등 지역정체성에 바탕을 둔 동네 단위 로컬브랜드의 성공은 지역생태계 활성화의 바로미터다. 이번 정부에서 지역별 민·관·학의 협력을 통해 지역을 새롭게 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창조되기를 염원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경영학회 정책위원장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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