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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심전환대출 5%대…이자폭탄도 자이언트 스텝으로
美 공격적 금리인상 후폭풍
국채 5년물 금리 3.7% 껑충
석달뒤 안심전환대출에 반영
“금리 지속적인 상승 추세
5%라도 받는 게 유리”
한미 금리역전 동시다발에
한은도 큰폭 금리인상 불가피

‘물가 쇼크’에 미국이 28년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그 불똥이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정책금융인 안심전환대출로도 튈 전망이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다음 회의(7월)에서 50bp(1bp=0.01%포인트) 또는 75bp 인상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함에 따라 상당기간 국채 금리의 급등세가 전망되는 것도 차주들에게는 이자폭탄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7%를 넘어섰고, 무엇보다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9월 공급하려고 준비 중인 안심전환 대출 금리마저 5% 안팎의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5%대 금리는 1·2차 안심전환대출 금리 보다 배 이상 높아 차주들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마저 5% 금리 현실화될 듯…차주들의 고민 커진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채 5년물 금리는 3.703%로 1월 14일 2.239% 대비 1.5% 가량 상승했다. 지난 2012년 4월 5일(3.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5년물 금리는 보금자리론 같이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정책모기지의 지표금리로 사용된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보금자리론 역시 올해 1월 3.0~3.4%였던 금리가 6월 현재 4.25~4.6%로 오른 상태다. 주택금융공사가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국채 금리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낮다고는 하지만, 보금자리론도 금리 상승의 소나기는 피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금리 상승은 안심전환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정책모기지다.

올해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우대형)의 1주택 차주에 대해 20조원 규모 공급할 예정이며, 9월 셋째주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신청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집값 2억원 이하부터 우선 신청받는다.

금리는 보금자리론 대비 0.3%포인트(p) 낮게 책정되는데, 보금자리론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보금자리론은 은행에서 대출이 실행되면 해당 채권을 3~6개월 정도 뒤 주택금융공사에서 인수해 모기지담보부증권(MBS)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이 조달된다. 즉 현재의 금리가 3~6개월 뒤 보금자리론 금리에 반영되는 구조다. 3월 이후 3개월간 국채 5년물 금리가 1%p 가까이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보금자리론 금리도 안심전환대출이 공급되는 9월까지 상당한 폭으로 상승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자금조달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대응에 나섰지만, 오르는 금리를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5%대 금리로 책정된다면 이는 과거에 공급된 바 있는 1·2차 안심전환대출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 된다. 2015년 1차는 2.53~2.65%로 공급됐으며, 2019년 2차는 1.95~2.2%였다. 현재 주담대 평균 금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는 3.84~4.37%다. 차주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5%대 금리도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5%대 금리라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 7% 현실화’…금리 급등에 8%도 넘을 듯=국채 금리의 급등으로 당장 주택담보대출 금리 7%도 현실로 다가왔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의 5년 고정금리형 혼합금리는 7.10 %, 5년 변동금리는 7.08%를 찍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6% 후반대를 기록했던 금리가 하루 새 훌쩍 상승한 것이다.

이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날 금융채 5년물 금리는 4.082%로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만에 4%를 넘겼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역시 크게 올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대비 0.14%p 상승했다. 40개월만에 최고치다. 잔액기준도 1.68%,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1.31%로 한 달만에 각각 0.1%p, 1.31%p씩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당장 이날부터 시중은행들은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3.69~5.632%로 적용한다.

문제는 최근의 금리 급등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원화가치 하락, 자금이탈 등이 불보듯 뻔하다. 한국 역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는 와중에 한·미 금리역전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짐에 따라 한은으로선 추가 금리 인상 속도나 폭을 더욱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는 물론 기업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게 됐다. 지난 5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더라도 “기업부문의 잠재부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그동안 대출이 크게 늘어난 부동산업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임대수익률과 자금조달비용 간 격차가 축소되면서 금리상승에 취약할 수 있다”며 금리 인사에 따른 부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김성훈·서정은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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