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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다수 배출 美 솔크연구소 “50개 연구실간 벽이 없다”
소아마비백신 발명 조나스 솔크 박사가 설립
50여개 연구실 과제수행 때 유기적으로 협력
글로벌 인재들 일하기 원하는 곳 경쟁률 높아
미국 노벨상 수상자들의 산실 '솔크연구소' 전경. [손인규 기자]

[샌디에이고(미국) 손인규 기자]50개의 각 분야별 연구실에서 연구자 간 의견교환과 협업이 자유롭게 이어진다. 문제해결 능력도 그만큼 높아진다.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솔크연구소(Salk Institute)는 노벨상 수상자를 6명 배출, 글로벌 명성이 높은 곳이다. 미국에서 세계 최고의 제약·바이오 기술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연구자들이 다양한 의견교환과 창의적인 생각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15일(현지시간) 찾은 솔크연구소. 여기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각자의 연구만을 하지 않고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열린 연구’를 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유능한 과학자들을 다수 배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 연구소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이 아닙니다. 내부에 안내표시가 없는데, 이는 과학자들이 연구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생각하고 다른 연구자와 만나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라는 의미입니다.” (히셔 부셔먼 솔트연구소 박사)

연구소는 소아마비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솔크 박사가 세계적인 건축가 루이스 칸에게 부탁해 1960년 지어졌다. 샌디에이고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 명품 브랜드가 이 곳에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연구소는 외부인에게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연구소에는 약 50개 연구실(랩)이 있다. 암, 뇌신경과학, 면역학, 유전학이 집중 연구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솔크에는 6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각 과학자들이 만든 혁신적인 과제들이 시장에 잘 진출해 상업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서는 과학자들의 결과물이 실험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성공적으로 사업화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보호 등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솔트의 연구비는 60%가 정부, 30%는 환자 및 개인 기부, 10%는 기술수출에서 나온 비용으로 충당된다. 연간 1억5000만달러(약 1918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된다.

솔트연구소의 크리스티나 박사가 유방암 세포를 관찰하고 있다.[손인규 기자]

암세포가 우리 몸에서 어떤 대사작용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타워스 박사는 “암세포가 움직이는 것을 빛을 이용해서 조절하는 신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우리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은 전담팀이 맡는다. 연구와 비즈니스간 협력이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솔트에는 세계 최고의 연구자들이 모여들고 있어 입사하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티나 박사는 “1년 전 이 연구소에 합류했는데 이전 연구기관과 비교하면 여기 기술력은 월등하다. 나도 수 백명과의 경쟁을 거쳐 들어왔는데 그만큼 최고 수준의 연구실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소에 한국인 연구원도 지난해까지 있었다. 세포바이오를 연구하는 루벤 쇼 박사는 “지난해까지 한국인 출신 박사가 내 옆 연구실에서 일했다. 여기서는 어떤 나라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유능하느냐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연구소는 모든 연구원들이 협력을 한다는 것이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파트를 결코 나누지 않는다. 대학 캠퍼스처럼 활짝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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