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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호 발사 D-1] 반세기 만에 세계는 다시 ‘Moonrush'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 50년 전…美·日·中·러 등 달 탐사 경쟁
CSIS “현재 19개국에서 106개 달 관련 프로젝트 추진 중”
美·中 우주 패권 경쟁…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대 톈궁 우주정거장
美, 日과 유인 달 탐사·달 궤도 유인 우주정거장 협력하기로
아르테미스 협정서 빠진 中·러, 공동 우주정거장 설립 약속
미 항공우주국(NASA)가 지난 4월 플로리다주(州)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임무인 아르테미스 1호(사진)의 발사를 시도했지만 성능 문제로 지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2차 발사를 앞두고 세계는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달의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달 탐사 레이스(Moonrush)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 만에 인류가 다시 달에 재도전하는 시점이어서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지난 2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달 궤도와 달에서 추진되고 있는 우주 프로젝트의 현황을 조사한 ‘플라이 미 투 더 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9개국과 유럽우주국(ESA)에서 10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달 탐사 프로젝트의 목적이 물과 얼음 등 자원을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주 경쟁의 막을 올린 건 미국의 유인(有人)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이다. 2025년까지 첫 여성·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내겠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 이뤄지는 유인 달 탐사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이 프로젝트에 총 93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했다.

나사는 달에 새로운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고,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달 내 기지를 세우는 것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목표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달을 선점해 우주 패권을 쥐려는 목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하며 현재 일본과 한국 등 20개국이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러쉬’ 움직임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불참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임무는 바로 지난 4월 플로리다주(州)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능시험에 실패한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다. 이는 오는 8월 무인으로 비행될 예정이며, 이후 2024년 유인 우주선인 아르테미스 2호가 달에 착륙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와 대면 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사와 일본항공우주탐사국(JAXA)와 협력을 강조하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일본인 우주비행사가 보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달 궤도 유인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과 소행성 표본 분석 부문에서도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왼쪽에서 네번째)와 대면 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이 도쿄에서 일본항공우주탐사국(JAXA) 관계자들을 만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USAmbJapan 트위터 캡처]

1990년 달 탐사선 히텐을 시작으로 일찍이 달에 관심을 보였던 일본은 올해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한다. JAXA는 이와 별개로 도쿄대와 공동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 오모테나시와 에크레우스를 올해와 내년 발사할 예정이다. 달 표면의 주변 방사선 측량을 목표로 하는 오모테나시는 일본 탐사기 최초로 월면 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자극한 건 달의 뒷면을 탐사하는 데 성공한 중국이 우주 굴기를 본격화하면서다. 2018년 12월 발사된 중국의 창어(嫦娥) 4호는 한 달 뒤 달 뒷면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세계 최초이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우주 패권을 쥐기 위해 무서운 속도를 내는 중국은 2024년 달 뒷면의 샘플을 채취해 돌아오는 무인 탐사선 창어 6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 5일에는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의 건설을 완료하기 위해 세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로켓을 발사하기도 했다.

한때 막강한 우주 기술력을 과시하며 미국과 협력을 이어가던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춤했지만, 최근 러 연방우주청은 당초 계획했던 달 착륙선 루나 25호의 발사를 9월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우주국(ESA)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루나 25호에 대한 러시아와 협력을 중단하면서 임무가 지연된 것이다.

러시아는 루나 25호를 통해 달 표면 착륙 기술 확보와 달 토양 샘플 채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루나 26호, 27호, 28호의 발사도 계획 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뤄졌던 달 탐사선 루나 25호의 발사를 오는 9월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에서 러 연방우주청 직원이 루나 25호를 정비하고 있다. [타스]

드미트리 로고진 러 연방우주청 국장은 13일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계속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2027년과 2028년 사이 자체 우주 정거장인 ‘ROSS’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중국과 달 정거장 건설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러시아와 중국은 ‘모든 국가에 개방된’ 달 우주 정거장을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와 달 탐사를 하지 않기로 한 ESA는 ‘문 빌리지’ 프로젝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선언한 바 있다. ESA는 문 빌리지에서 모든 국가와 비정부기구의 참여를 허용해 달 탐사를 위한 협력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10명을 달로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문러쉬’가 우주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달의 자원은 한정돼 있지만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립학회 철학 회보는 ‘문러쉬’가 결국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갈등을 불러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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