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내 광역단체로는 유일하게 국제관광도시인 부산은 뉴욕, 라스베이거스, 프라하, 부다페스트, 리우, 상하이와 함께 세계 7대 야경 도시로 꼽힌다.

해운대 요트투어

해지기 직전 수영강변. 걷기여행자들이 강변 낚시꾼들을 구경하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 마천루, 수영강과 광안리, 영도에서 보는 부산항 야경에서 부터,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초량 명란로드 이바구길, 유치환우체통 전망대, 호천마을, 송도해수욕장 케이블카 까지 부산의 야경은 다채로움에서 세계 1위이다, 공인된 야경 포인트만 무려 25개.

부산 야경이 다채로운 것은 산 40%, 해안 평지 30%, 들 30%로 짜여진 도시라는 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피란수도였다가 세계 최고 첨단기술 집약도시로 변모하는 반전의 역사자취를 품은 곳이라는 점 때문이다.

▶100년 열정은 최고 야경의 어머니= 산(山)의 배(腹)에 해당하는 부분에 뚫린 길, 산복도로 위-아래에서 벌어진 100년간의 사투와 부흥을 향한 열정은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야경을 만들어낸 자양분이 됐다. 해운대 마천루 빛나는 야경의 어머니는 68㎞에 달하는 산복도로 주변 아낙네들, 원도심 팔도사나이들의 피,땀,눈물이다.

산복도로와 그 아래 부산 야경

대 조선 무역으로 먹고살던 일본인들을 위해 용두산 주변에 거처(왜관)을 마련해주고 주변 산(복병산)에 복병을 두어 왜관 이외 지역 이탈을 감시했던 조선은 1876년 강화도조약과 부산항 개항을 계기로 갑에서 을로 전락한다. 왜인들이 활개치며 수탈의 거점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6.25전쟁기 부산 임시수도정부청사(부민동)는 1925년 일제가 경상남도청을 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대륙 침략의 전초기지로 활용됐다.

임시수도 청사

6.25전쟁 때 정부청사였다가 휴전 후 다시 경남도청이 되었으며, 이후 법원·검찰청으로 쓰였다. ‘실미도’, ‘하류인생’ 등 영화가 촬영된 이곳은 2007년 동아대 박물관이 이전해오면서 젊은이들이 활보하며 정담을 나누는 곳이 됐다.

로비에는 금정산 주변 양산-동래 지역 리더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가야시대 금조총 모형이 전시돼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산지역 고대사 연구의 단초를 제공한다.

임시수도 기념관

▶전쟁중에도 열공하고 올림픽 가고= 인근 서구 구덕로의 목조 임시수도 기념관은 1926년 8월 건립 때부터 경남도지사의 관사로 쓰이다가 전쟁이 나자 1023일 동안 피란수도 대통령관저로 사용됐다. 얼핏 대구의 청라언덕, 광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마을을 닮았는데, 건축양식은 동서양 퓨전형 납작기와를 썼다.

이승만 대통령 유품 등 152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어린 병사들이 죽어가는 전쟁 와중임에도 당시 정권 실세들이 군인들에게 지급해야할 보급품을 빼돌린 사건 등을 영상물에 담아 고발하고 있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 선수단

옥외 아카이브 전시물에선 북한 출신 피란민들이 만든 밀면을 당시 부산에선 ‘냉면’으로 불렀고, 전쟁중에도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했으며, 부산으로 가기 위한 흥남철수때 메러디스 빅토리호 배에 피란민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무기를 모두 버리고 온 얘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쟁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하는 선생님과 청소년의 모습, 이중섭·김동리 등 문화예술인들이 K컬쳐를 만들어가던 대한도기 수작업현장, 문예살롱 밀다원(다방)의 풍경, 피란민 배급 직전 타임 즉 ‘개판오분전(開판五分前)’임에도 아이들이 질서있게 줄선 모습, 코르타르 처리한 목재 지붕 판자집 피란촌에서 불이 자주 나 부산을 ‘불산(화마의 도시)’으로 불렀다는 가슴아픈 사진, 재건을 위해 몸부림 치는 민중들의 생존 투쟁모습도 걸려 있다.

‘開판五分前’임에도 질서있게 줄선 피란민촌 아이들

피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아이들. 지금 여든 전후 나이가 됐다.

▶야경 6개 권역 25선= 지구촌의 밤을 촬영한 실사 디지털지도를 들여다 보면, 발전한 곳은 밝게 빛나고 낙후된 곳은 어둡다. 고난 극복의 상징처럼 빛나는 부산의 야경명소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뷰포인트 제보가 SNS에 나올 정도로 무수히 많다. 부산관광당국은 추리고 또 추려서 일단 25곳을 정했고, 6개 권역으로 나누었다.

대내외에 공식화한 야간관광 브랜드명은 ‘별바다부산’이다. 부산시티투어버스 BUTI와 별바다부산 야경투어 프로모션의 결합은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협업을 진행중이다.

송도 케이블카 야경

25개 야경 포인트는 저마다의 강점과 콘텐츠를 추가 개발하고 주변의 우군들을 모아서 퀄리티를 높이게 되고 다른 명소들과 엮이면서 여행의 완성도를 높이게 된다.

1권역은 ① F1963 ② 감천문화마을 ③ 영화의 전당 ④ 흰여울문화마을이고, 2권역은 ⑤ 동래읍성 ⑥ 황령산 전망대 ⑦ 아미산 전망대 ⑧ 송도구름다리이다.

3권역은 ⑨ 마린시티 ⑩ 광안리(Sup Zone) ⑪ 다대포해수욕장 ⑫ 영도 봉래산이고, 4권역은 ⑬ 호천마을 ⑭친환경스카이웨이전망대 ⑮ 영주하늘눈 전망대 ⑯ 천마산 하늘전망대이다.

해운대 요트투어

5권역은 ⑰ 수영강 산책로 ⑱ 고우니생태길 ⑲ 초량 명란로드 ⑳ 부산시티투어버스(BUTI)×별바다부산 야경투어이고, 6권역 ㉑ 광안리 M 드론 라이트쇼 ㉒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야간 퍼레이드 ㉓ 해운대블루라인파크&그린레일웨이 ㉔ 온천천 야간라이딩 ㉕ 다이아몬드타워 (용두산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