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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급등 판국에…자영업자 절반 이상 “시급 9160원 이하로”
전국 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최저임금 동결·인하 주장 많아
42.6%가 “현재 고용여력 없어”
‘10%내 인상’ 고용포기 22.4%
‘업종·지역별 차등’ 원해 24.8%
물가난 가중에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현 시급 이하로 최저임금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붙은 알바 구직 안내문. [연합]

물가 급등에 국내 경제에 비상이 걸렸지만,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0% 가까이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물가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 절반 이상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혹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물가에 최저임금까지 가중되는 부담에 내년도 최저임금 적정 수준으로 자영업자 42.8%는 ‘동결’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어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나 홀로 사장’의 57.1%는 ‘동결 혹은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올라야 고용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42.6%가 ‘당장 현재 고용 여력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1~5% 미만, 5~10% 미만이 오를 경우 각 11.2% 자영업자는 고용 포기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올리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17.6%였다. 반면 18.6%는 현재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었다고 응답했고, 또 최저임금 1∼5% 미만 인상 시엔 19.8%가, 5∼10% 미만 인상 때는 23.4%가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각각 답변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도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4.0%나 됐다. 이어 15∼20% 미만 인상 시 16.4%, 10∼15% 미만 인상 시 13.4%, 5∼10% 미만 인상 시 7.8%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도 증가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도 한국노총·민주노통 등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 핵심 결정 기준으로 생계비 재조명’ 토론회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 1만1860원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노동자위원들은 ‘가구 생계비’를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용자위원들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반발했다. 현행 최저임금에서 30%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노동계 주장에 역대급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물은 데 대해선 69.2%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영된다’는 응답자는 6.4%에 불과했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 적용’이 24.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9.8%) 등의 순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특히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를 한계로 내몰 수 있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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