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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뜨겁다…경기남부권 소액 갭투자
거래절벽 속 눈길끄는 ‘이곳’
구축중심 매매후 전세계약 18.4%
저평가 인식·교통개선 기대등 영향
이천 7.29% 상승…투자수요 지속
전문가 “깡통전세 우려, 주의 필요”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 건설현장의 모습. 김은희 기자

올해 들어 주택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평택시와 안성시, 화성시 등 수도권 남부 외곽지를 중심으로 소액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비교적 저렴한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지인들이 많이 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바탕으로 ‘매매 후 전세 계약’ 건수를 뽑은 결과 지난 10일 신고분을 기준으로 올해 1~5월 경기 평택시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거래 2775건 가운데 512건이 매매 후 매수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8.4% 수준으로 5건 중 1건꼴로 갭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매수를 했으나 아직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물건, 전세를 낀 상태로 매매된 물건 등을 더하면 실제 갭투자는 더 많을 것이란 게 해당 지역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같은 기간 안성시에서도 전체 아파트 거래 1279건 가운데 17.8%인 221건이 매매 후 전세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시와 화성시의 올해 1~5월 매매 후 전세 계약 체결 비율도 각각 14.5%, 13.0%로 전국 시군구 집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잇단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가격 부담이 적고 향후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는 투자수요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평택의 경우 고덕신도시 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호재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 연장이나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가격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접근이 가능한 노후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고 업계는 봤다. 이들 갭투자는 대부분 소형 아파트로 실투자금이 3000만~5000만원선인 거래가 많았다. 갭이 많게는 1억원대까지 벌어졌으나 매매가보다 비싸게 전세를 주는 이른바 ‘마이너스 갭투자’ 사례도 상당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평택시 진위면 한일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4월 6일 1억74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이듬달 30일 전세보증금 1억95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2000만원 넘게 높아 집주인 입장에선 자기자본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집을 산 셈이다.

투자수요가 있다 보니 가격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5월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KB부동산 집계 기준 상위 3곳이 모두 갭투자 흐름이 뚜렷한 남부권 도시였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5월 이천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7.29%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으며 안성(3.49%)과 평택(3.12%)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73%에 불과했다. 이천의 경우 수도권 평균의 10배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평택시 세교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가격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인근 지역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고 전세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 보니 투자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더 높은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 경우 향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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