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수신 늘고
6개월 미만 단기수신 비중↑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금융권 수신이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기 특징은 과거보다 짧은 만기가 선호된다는 점이다. 현재 수신 단기화 정도는 과거 금융 불안기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통화신용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7월~2022년 4월(이번 금리인상기) 중의 금융권 수신 증가 규모는 월평균 37.5조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6월(인상 직전기) 중의 월평균 39.8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보다 비은행권의 수신 증가폭이 컸다.
수신상품별로는 저축성 상품이 대폭 확대됐다. 결제성 상품은 월평균 8.3조원 증가해 인상 직전기(+18.9조원) 대비 증가폭이 큰 폭 축소된 반면 저축성 상품은 4.7조원에서 13.7조원으로 늘었다. 결제성 상품은 수시입출식예금, MMF,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이며 저축성 상품은 은행·비은행 정기예(탁)금 등) 상품을 말한다.
한은은 "결제성 수신은 보유 기회비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업권별로 증가규모가 축소 또는 감소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인상 직전기에 비해 수신 만기의 단기화 정도는 심화되는 추세다.
금융권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단기 수신 비중은 인상 직전기 월평균 41.0%에서 금번 금리인상기에는 월평균 41.7%로 상승했는데 이는 예년 수준(2018년~2020년 월평균 37.9%)에 비해서도 상당폭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번 인상기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따른 시장금리 추가 상승 기대 등으로 예금주들이 만기를 짧게 운용함에 따라 저축성 수신 중 만기 6개월 미만 상품의 수신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이후 수신 단기화 정도는 비중 상승의 지속 기간, 상승폭 측면에서 과거 금융불안 시기를 상회하고 있다. 자산투자를 위한 수익추구 목적의 대기자금이 단기 수신으로 유입된 데다 기준금리 추가인상 기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이 단기 수신 선호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기의 수신자금 동향을 과거 금리인상기와 비교해보면, 단기 및 결제성 수신의 둔화세가 제한된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기조 지속 기대와 유동성규제 완화 등으로 과거 금리인상기와 달리 단기 수신 비중 하락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며, 정기예금 증가분 중 6개월 미만의 단기수신 비중도 과거 금리인상기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다만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금융권 수신 만기의 단기화 정도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유동성이 자산투자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고원가성 저축성 수신 비중 상승으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함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을 통해 대출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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