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고위직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주차 시비를 벌이는 모습. [웨이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에서 한 여성이 주차 시비를 벌이다 자신이 국영기업 고위직의 아내라면서 고급 외제차 수십 대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돼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6일 신경보와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일 광둥성 선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여성 A씨는 자신의 주차공간에 다른 사람이 주차했다며 이웃 B씨와 언쟁을 벌였다.

A씨는 B씨에게 차를 빼라고 요구했으나 B씨는 자신이 주차한 곳이 공용공간이라며 거부했다.

중국에서는 보통 아파트를 살 때 주차 공간을 함께 사거나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비용을 내고 사용하기 때문에 각자의 주차 공간이 정해져 있다. 다만 공용 주차 공간도 없지는 않다.

A씨는 "주차 공간 계약서를 가지고 있다"며 차를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여전히 차를 빼지 않자, 화를 내며 자신의 벤틀리로 B씨의 차를 가로막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달 동안 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집에 벤틀리가 50대 있다"고 큰소리쳤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한 국영기업 고위급 인사의 아내라고도 주장했다.언쟁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져 아파트 관리위원회 직원들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했다.

조사 결과 해당 주차 공간은 A씨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성의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벤틀리 주차공간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이목을 끌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국영기업 고위급 인사의 급여가 얼마길래 벤틀리를 수십 대씩 몰고 다니느냐", "남편의 비리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중국 유명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논평을 통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논란에 가세했다.

후 전 총편집인은 "여성의 집에 벤틀리 50대에 상응하는 재산이 있다면 남편은 재산의 출처를 설명하지 않을 테지만 국영기업 관리인으로서 문제가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전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여론을 주시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