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고 있지만, 식(食)문화는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하기보다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년간 온라인 등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지다 보니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은 추구하면서도 일상 회복을 즐기는, 이른바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관련기사 6면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음식 소비 방식의 변화다.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내식(內食) 위주의 식문화가 외식 위주로 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외식 분석 서비스 ‘더(The)외식’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전체 외식업 매출액은 8조7690억원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 당시 호황을 누렸던 배달 서비스는 고전 중이다.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5.23~29)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빅 3의 이용자 수는 총 1985만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3.21~27, 2226만명)보다 10.85% 줄었다.
그렇다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성행했던 온라인 장보기가 주춤해지진 않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코로나 엔데믹 이후 4~5월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15%를 기록했다. 사람들의 외출이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온라인 장보기는 신장률이 두자릿 수를 유지할 정도로 여전한 셈이다. 바로 편리함 때문이다.
가정간편식(HMR) 역시 그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이후 마켓컬리의 가정간편식 판매는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홈베이킹이나 밀키트가 각각 20%, 7%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G마켓은 같은 기간 HMR 매출이 오히려 13% 증가했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에 배달로 수익을 창출했다면 엔데믹 시대에는 브랜드 유지 및 홍보 목적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며 “HMR시장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면서 조리시간이 긴 제품보다 간단히 데워먹을 수 있는 제품이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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