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대만과 경제 협의체 결성…中 고강도 반발
첫 회담 이번 달 말 워싱턴DC에서 열려
IPEF 주요 의제와 유사…무역관계 등 다뤄
中 “대만과 공식 교류 즉시 중단할 것”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위쪽 화면 오른쪽 사진)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위쪽 화면 위 왼쪽 사진)가 1일(현지시간) 화상 회담을 진행한 뒤 미국과 대만의 경제 협의체인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하기로 했다. 새 협의체로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됐던 대만과 경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미 무역대표부 트위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됐던 대만과 별도의 경제 협의체를 출범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는 이날 화상 회담을 진행한 뒤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하기로 했다.

첫 회담은 이달 말 미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덩전중(사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이니셔티브를 두고 “자유무역협정(FTA) 준비의 사전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곧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기회가 찾아오기를 희망한다며 여전히 IPEF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 무역대표부도 성명을 내 양국의 경제 협의체가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위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합의한 이니셔티브는 총 11개의 항목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양국 무역관계 촉진, 디지털 무역 표준, 노동권, 중소기업 지원, 환경 기준, 국유 기업 억제, 비시장 접근 관행 철폐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한·미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적인 번영을 창출하는 약속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대만의 새 이니셔티브에서 다루는 내용이 IPEF 주요 의제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튜 굿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무역 전문가는 두 협의체가 상당히 중복된다며 “미 행정부는 대만과의 새 이니셔티브를 IPEF 참여와 병행할 수 있는 통로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강조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관계자들은 해당 이니셔티브가 IPEF와 마찬가지로 관세 논의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인도·태평양 13개국이 참여하는 IPEF를 출범했지만 대만은 빠졌다. 대만은 가입 의사를 밝혔고, 미국 의회에서도 200명 이상의 의원이 대만의 가입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에 대만은 결국 IPEF에서 배제됐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니셔티브 발표 직후 미국과 대만 간의 경제 유대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대만이 다양한 기술 제품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기 때문에 경제 협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대만의 새 경제 협의체로 중국과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주(州) 방위군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뒤 이미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선사령부는 ‘미국과 대만 간 협력’에 맞선 조치라며 대만 주변 해상과 영공에서 경계 순찰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우리는 미국 정치인들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준수하고 어떤 형태로든 대만과 공식 교류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yoo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