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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뉴노멀 시대의 신도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크게 감소되면서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사회에 자리 잡은 새로운 기준은 뉴노멀로 자리 잡아 기존으로 회귀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회를 운영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감염병은 밀폐·밀접·밀집의 세 요인에 특히 취약한 특징을 나타내는데 이로 인해 도시는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각 도시에서는 유사 시 타 도시에 의존하지 않고 도시 내에서 필요한 일자리와 여가·문화 기능 등을 충족할 수 있는 자족성의 강화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 수도권 3기 신도시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직주근접을 통해 친환경성과 자족성을 지니는 도시로 계획되었다. 신도시급에 해당되는 택지개발사업지구에는 법적으로 15% 이상의 자족 기능 용지가 계획돼야 하며, 3기 신도시에서는 평균 13.2%가 계획됐다. 이는 분당과 일산과 같은 기존 신도시에서 도시 내 일자리 시설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서울로 출퇴근이 이뤄지며 광역교통 부하가 크게 발생하고 모도시에 종속돼 작동한다는 비판이 도시계획에 반영된 것이다.

오늘날 조성되는 신도시와 택지사업지구에는 첨단산업 관련 R&D시설, 연구소, 지식산업센터, 벤처기업집적시설, 도시형 공장,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의 기능을 수용하는 토지를 공급하는데 이를 ‘자족기능용지’ 또는 ‘도시지원시설용지’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취지로 공급된 자족용지가 실제 사업에서는 오랜 기간 미매각되거나 또는 기업에서 매입을 한 이후 수년간 나대지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최초 용지공급일부터 자족용지 미매각 기간을 보면 화성 동탄1의 경우 19년, 파주 운정의 경우는 12년의 긴 시간을 나타낸다. 자족용지의 장기 미매각 현상은 지역 활성화 및 주민 생활 환경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소로 해당 도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기업에서는 부지 매입을 통한 부동산 시세차익을 통해 자산 가치를 증가시키기보다는 사회적 역할을 이행하거나 용지비용을 타 부분에 투자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요구가 있다. 이 같은 기업에 대해서는 자족용지의 토지임대부 방식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 토지임대부는 일정한 계약기간에 대해 부지를 임차해주는 방식으로, 기업은 임대보증금을 초기에 납부하고 이후 월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는 기존에 공공성이 요구되는 주택사업에 주로 사용되던 방식이지만 팬데믹과 엔데믹 시대에는 도시의 자족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족용지에도 적용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자족용지의 장기 미매각 현상을 완화하고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토지 임대 방식의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의 설정이 필요하다. 임대료를 산정하기 위한 토지 공급 기준가격과 임대료, 계약기간, 청산 조건 등의 여러 조건의 설계가 필요하다. 자족용지에 토지 임대 방식을 단기간과 장기간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시행했을 때 입지 우위지역과 열위지역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지며, 토지를 임대하는 주체와 토지를 임차하는 기업으로서는 각각 사업성이 달라지므로 양 측면에서 함께 살펴봐야 함을 알 수 있다.

신도시의 장기 미매각이 예상되는 자족용지에 초기 자본이 부족하나 역량 높은 기업이 입지할 수 있도록 토지 임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민간 영역을 지원하고 도시를 조기에 활성화시키는 좋은 방안이다. 이러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마련 및 적용을 통해 뉴노멀 시대의 기업 및 도시 활성화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민아 LH토지주택연구원 국토도시연구실 수석연구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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