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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발목잡은 물가, 남은 복병은?
11년만 고물가에 성장률 2%대
우크라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복병

이달 24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한국도 ‘고물가·저성장’이라는 전세계적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수정됐고,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은 26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연 3.1%에서 4.5%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해 물가상승률 2.5%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2011년 7월 연 4.0% 전망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상황이기도 하다. 4.5%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된다.

고물가 전망이 심화되면서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대로 하향했다. 이미 주요 대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2%대 성장을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18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3.0%)보다 0.2%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저성장 기조 주요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달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3.7%로 전망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 올랐고, 이같은 CPI 상승률은 4월 기준으로 봤을 때 41년 만에 최고치다. 유럽연합(EU) 핵심국인 독일과 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지난달 각각 7.4%, 9%를 기록했다. IMF가 전망한 유로존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9%에서 2.8%로 낮아졌다.

한은의 경우 지난 2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때만 해도 3%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당시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의 견실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점차 재개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도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5.9%, 두바이유 연 평균 배럴당 73달러를 전제로 3.1%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이같은 가정들이 빗나가면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으로 낮췄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수출 역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늘어나 무역적자가 심화된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집계된 한국의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달(20일 기준)에도 이미 4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세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봉쇄 등 각종 대외 불확실성도 성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전면전에 돌입한 이후 공방전을 벌이는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면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해외에서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서방국가의 전면적인 제재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대외 국가채무 규모는 400억달러(약 50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낳은 중국 주요 도시 봉쇄도 변수로 꼽힌다. 한은이 이달 발표한 제조업 업황 BSI는 한 달 새 1포인트 떨어졌는데 중국 주요 도시 봉쇄에 따른 수요 둔화와 생산·물류 차질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nature68@heraldcorp.com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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