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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된 PEF…출혈경쟁에, 투자회수도 ‘암울’
금감원 ‘2021 기관전용 PEF 동향’ 공개
약정액 116조…전년비 20%↑
중소형사 급증·GP경쟁도 심화
금리↑·유동성↓…대외악재 겹쳐
투자회수율 4년만에 뒷걸음질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시장이 100조원 이상 규모로 급팽창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투자회수(exit)도 어려워지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그 동안의 성장이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에 크게 기댔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과 유동성 위축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의 ‘2021년 기관 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PEF 산업은 펀드 수, 투자액 등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펀드 수는 1060개로 전년 대비 24.9% 증가했고, 약정액은 116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0.1% 불어났다. 약정액 중 투자액이 87조4000억원에 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임을 확인했다. 대형 M&A 상위 20건 중 PEF 참여 비중은 2019년 65%에서 지난해 85%까지 올라갔다.

호황은 신규 운용사 급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PEF 운용사, 즉 업무집행사원(GP)은 394개로,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 대형 31개, 중형 161개, 소형 212개로 중소형사 중심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대형 GP에서 독립해 새로 GP를 설립하는 사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나와 PEF를 조성하는 사례 등 PEF 시장이 급성장하며 뛰어드는 사람 또한 많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중소형 GP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134% 증가했으나 약정액 증가는 91%에 그쳤다. 경쟁 심화로 운용자산(AUM)을 늘리는데 한계에 직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1개의 대형 GP(전체의 7.9%)의 운용 규모가 전체의 57.6%를 차지하는 것을 봐도 중소형 GP 간 치열한 경쟁을 시사한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유동성이 풍부해 출자자(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중소형 GP의 성과도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소형 GP 경쟁심화 보다 더 심각한 부분은 투자회수다. 지난해 3300까지 치솟던 코스피는 최근 2600까지 붕괴되는 등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데다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까지 쏟아지며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이행율은 75.3%로, 전년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회수 규모는 16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 감소했다. PEF가 급성장하던 2017년부터 투자회수도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4년만에 뒷걸음질 쳤다.

금감원은 “2020년 대규모 회수에 따른 기저효과, 코로나19로 투자기업 실적악화 등으로 회수가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주가 급락 등 가치기준 자체가 하락하면서 좀처럼 투자 회수 기회를 엿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는 것도 결국 기업가치 하락의 방증이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가 불과 1년 새 급락하면서 인수자와 가격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며 “GP들 간 매매인 세컨더리 딜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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