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또 올라 201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전망도 역대 최고 수준을 또다시 경신했다. 다만, 집값 상승 전망은 이달 10일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등 공급증가 전망에 따라 다소 하락했다.

24일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의미하는데, 이 수준이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소비자 물가를 밀어올릴 우려가 있다. 이 같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통화정책 결정 시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기대인플레이션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 인식’도 3.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2013년 1월(3.4%) 이후 최고치다.

이종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기본적으로 체감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답변한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체감 물가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 기대인플레이션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적인 기준금리 변동 상황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금리수준전망지수(146)는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3월부터 5포인트씩 두 달 연속 상승 중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111)는 전월 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새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공급 증가 기대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6으로 전월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