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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팬데믹 이후 나타난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잡아라

최근 에어비앤비가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최근 10년 동안의 변화 중 가장 큰 규모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검색 방법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25년 동안 여행을 위한 온라인 검색은 목적지와 날짜를 정확히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기능이 설정되었다. 이용자들은 여행을 가려면 사전에 여행지를 정하고, 날짜를 확정하여야만 하였다. 이로 인하여 남들이 가 보았거나 혹은 내가 가 보았던 여행지 등으로만 선택지가 매우 좁게 국한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 나만의 취향이 담긴 곳을 찾기를 원한다. 또 원격근무가 가능한 이들은 자유로운 일정을 바탕으로 여행지의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워케이션’을 즐기고자 한다. 워케이션이란, 휴양지에 머물며(vacation) 원격으로 일한다는(work) 영어 단어의 합성어이다. 에어비앤비가 새롭게 바꾼 검색 기능은 이런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새로운 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카테고리’ 검색을 도입하였다. 장소나 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 뒤(물론 반드시 입력하진 않아도 된다) ‘디자인’ ‘통나무집’ ‘캐슬’ ‘해변 근처’ 등 56개 카테고리 중 하나를 선택하면, 해당 카테고리를 주제로 선택된 검색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장소를 선택하지 않거나 아주 넓은 범위를 적용하여 검색해도 이전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새로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이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의 여행지 분산을 이끌고, 동시에 오버투어리즘(관광지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여 지나치게 많은 여행객들이 들어오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코로나19 이전에 경험했던 외부효과 문제 역시 최소화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지역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이 가능해질 것이다.

일주일 혹은 한 달 이상의 긴 기간 동안 워케이션을 즐기려 하는 이들을 위해 ‘나눠서 숙박’ 기능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긴 기간 중 일부 일정 동안만 예약을 잡아 숙소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 해당 기능을 통하여 다른 숙소와 나누어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하여 이용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능을 통해 기존보다 최대 40% 가까이 더 많이 이용 가능한 숙박 공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에어비앤비의 업그레이드는 팬데믹 이후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삶과 일에서 보다 유연한 일상을 보내고자 하는 전 지구적인 흐름은 점차 강화될 것이다. 이와 관련된 기업의 의사 결정 역시 이미 최고경영자(CEO)가 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인재들부터 이런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한 근무 여건’이 월급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근무 혜택으로 고려될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비단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광산업 측면에서 국가들 역시 변화한 시대상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원격근무 비자를 발급해 주고 있다.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1년 중 최대 90일까지 해외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단 에어비앤비뿐만이 아니라, 많은 기업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다. ‘K-팝’과 ‘K-드라마’로 전 세계적인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을 근무 후보지로 찾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원격근무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담은 비자 역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검토했던 이 정책은 글로벌 우수 인재의 정착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이 부분을 깊게 따져보면,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관광 정책 수립에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 리우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정책총괄 디렉터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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