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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카드 매각은 ‘오리무중’…유력 인수 후보군 관련 說만 난무
우리금융·KT 등 인수 후보군 신중 검토
MBK, 카드사 간 신경전 장기화 가능성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전경.[롯데카드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20년간 이어진 8개 카드사 체제를 바꿔놓을 롯데카드 매각이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3조원 규모의 대형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 후보군 물망에 오른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상황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유력 인수자로 우리금융그룹(우리카드)와 KT(BC카드)가 꼽힌다. 최근에는 NH농협은행(카드사업부문인 NH농협카드)도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롯데카드의 지분 59.83%를 보유한 MBK파트너스의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가 약 3조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군들은 롯데카드 인수 이후 얻게 될 손익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형국이다.

롯데카드를 누가 인수하든 업계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달성에 이어 1분기(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1% 증가한 914억원을 기록한 것도 거래 가격이 높게 책정된 요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MBK가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먼저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우선검토권을 갖고 있어 매각 얘기가 불거질 때마다 인수 후보군 중의 하나로 계속 거론되고 있다.

우리카드가 올해 자체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면서 인수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3조원의 거래 가격이 부담스러운 만큼 자체 결제망을 갖추고 매각 가격 인하를 위한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자회사인 BC카드가 기존 카드사 상대로 한 매매업무 대행 사업에서 자체 사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수익 다변화와 KT 계열의 케이뱅크 등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매매업무 대행 수익의 약 30%를 차지했던 우리카드가 자체 결제망 구축에 나서면서 BC카드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인수 유인이 커진 상태다.

NH농협카드는 NH농협은행이 보유한 지역 영향력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NH농협카드는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 지위가 신한카드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점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NH농협은행이 카드사업부문인 NH농협카드를 분사시키 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지주 차원에서 인수해 카드를 분사시키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한편 우리카드와 BC카드는 이미 인수와 관련해 롯데카드 내부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사전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매매 가격을 높이기 위한 MBK측과 인수에 따른 손익을 검토 중인 카드사 간의 신경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최근 경기 침체 신호가 강해지면서 업황 자체가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어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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