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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정 찾아 손 내민 이정식 장관...한국노총 "노동시간·중대재해법 묵과 못해"
한국노총 "서는 곳 다르면 보이는 것 달라"...이정식 "늘 경청하겠다"
대화의 '물꼬'는 이어질 듯..."산적한 노동현안, 한국노총과 늘 함께 풀겠다"
소외되는 민주노총, 예정된 이 장관 만남 국회 일정으로 잠정 연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과 면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1986년 한국노총에 들어가 한국노총 사무처장을 역임한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서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것도 달라진다”며 근로시간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움직임 등 새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노총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친정’을 찾았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 정책 전면에 내세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노동계와의 소통이 필수적이지만, 선제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근로시간 유연화’ 등은 새 정부의 핵심 노동공약인 반면 노동계는 해당 공약에 우려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고용부는 올해 하반기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명확히 하는 등 중대재해법 시행령을 손질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노동계와 정부간 적잖은 마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한국노총은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식지지했지만,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새 정부가 한국노총에 친화적인 손을 내민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한국노총 출신 임이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위원이 친정을 찾았고, 지난달 15일엔 윤 대통령이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변함없는 친구로 남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근로시간 유연화 등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공약 실행을 앞두고 노동계와 우호적인 관계 형성에 힘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김동명 위원장은 “기나긴 코로나 위기로 인해 노동자·서민의 삶이 벼랑 끝에 내몰려 있고, 기후위기와 산업전환의 위기가 복합적으로 닥쳐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의 역할, 이정식 장관님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된 이후 향후 노정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체계와 노동시간에 대한 정부 주도의 개입시도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한 부분도 묵과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 저도 한국노총에 있을때 정부가 늘 노동계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믿고 주장해온 만큼, 그 생각 변치 않고 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한국노총에 들어가 한국노총 사무처장까지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그러나 이날에도 근로시간 유연화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등 노동계가 반발하는 새 정부 정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신 이 장관은 “일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한국노총과의 대화의 물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장관님과는 오랜 시간 동지였으나, 이제는 때론 갈등과 대립의 공간에서, 때론 대화와 협상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만날 수 밖에 없다”면서 “노동부의 내부 편재 개편이 완료되는데로 한국노총과의 정책간담회 등 다양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 역시 “산적한 노동현안은 한국노총과 늘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이정식 장관과 민주노총과의 만남은 이 장관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 일정으로 인해 잠정 연기됐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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