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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작살]자식 일탈로 망친 정치인…서철모 화성시장에게 배워라
서 시장 아들, 컬럼비아, 예일대 등 명문대 모두 합격
보증금 1천만원에 40만원짜리 신혼집
7막7장의 신버전 서철모 화성시장 교육기 ‘화제’
[서철모 화성시장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화성)=박정규 기자]정치인은 가정이 항상 문제가 됐다. 퇴폐업소에 출입하고 도박하고,군대서 일탈행위를 벌이거나, 마약을 하면 정치인 앞날은 물론이고 가정은 흑역사로 돌변한다. 재기를 꿈꾸거나 잘 나가던 정치인 자리도 휘청거린다. 어물쩍 넘어가려다 망한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니다. 유독 한국 정치가 그렇다. 홍정욱 전 의원 7막7장은 한때 한국 부모에게 미국 유학 교과서가 됐다. 자식을 호랑이로 키운 서철모 화성시장 숨은 스토리는 한국 정치인이 배울 모범 교과서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묘한 여운이 남은 공천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는 이제 시작일뿐이다. 서 시장은 무능한 지자체장이 아니다. 무능하고 쇠고집을 부리는 한국 기득권 정치 ‘폭풍전야’에서 혜성처럼 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서 시장은 1968년 생이다.

서철모 시장 아들이 아이비리그(Ivy Leag)에 합격했다. 아들은 전액장학금을 받는 예일대를 최종 선택했다.

서 시장과 아들 합작품인 합격기( 合格記)가 화제다. 출간해도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끼 호랑이가 모두 범으로 성장하지않는다. 하지만 서 시장은 해냈다. 그는 담대하고 배짱 두둑하다. 호인에게 의리를 져버리는 일은 결코 없다. ‘사나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 하다. 평생 써도 남을 만큼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부러워한 적도 없다.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남이 인정해줘야 인정 받는 것이다. 돈많다고 자랑하는 재벌은 뒤통수로 날아오는 손가락질을 감지못한다. 그냥 부자일뿐이다. 카드 맘대로 쓰고, 재벌2세 행세를 하는 정치인이나 재벌 자녀 일탈은 부모 잘못이 크다.

서 시장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우리 부자(父子) 이야기’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며칠전 아들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으레 아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말하기는 했지만 공개된 글은 처음이라 적잖게 놀랐고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서 시장은 “아들은 고3 어느날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육군사관학교에 가겠다고 했다. 소위 스카이라고 불리는 명문대를 갈 수도 있었는데 사관학교에 가기로 한 것은 경제적 독립 때문이었다. 일찌감치 성인이 된 후 지원은 없다고 선언한 덕분에 아들은 독립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았고, 그 독립에서 경제적 여건이 매우 중요함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스무살이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아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준 적 없다.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아들의 결혼식도 도와주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해 가을, 예식장을 알아봐 달라고 했을 때에도 단번에 거절했다. ‘결혼식 준비를 혼자 할 수 없다면 아직 결혼할 때가 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아들은 혼자 준비해 졸업식 다음날 결혼했다”고 했다.

서 시장은 “이제와 생각해보면 아들이야 어릴 적부터 내가 그렇게 가르치고 키워왔으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당시 며느리는 좀 섭섭했겠다 싶다. 흔한 결혼 반지도, 옷 한 벌도 안해주었고, 매정한 시아버지는 기어코 신혼집도 스스로 마련하게 했다. 다들 전셋값 정도는 지원 받고 결혼 준비를 시작하던 때였는데, 아들은 내게 보증금 1천만원을 빌려 월세 40만원짜리 신혼집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6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키운 아들이 몇달 후 미국 유학을 떠난다. 아들은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준비하며 존스홉킨스, 조지타운, 컬럼비아, 예일대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에 모두 합격했다. 이 중 국제관계학 세계 1위라는 컬럼비아를 가고 싶은듯 했지만 최종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는 예일대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에게 학비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서 시장은 “돌아보면 우리가 보냈던 시간 중 헛된 시간은 없다.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시간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고, 그 시간 속에서 특별한 경험도 하게 된다. 나도, 아들도 그렇게 성장했다”고 했다.

그는 “존재만으로도 휼륭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우리집 기둥이 됐다. 새끼호랑이에서 범으로 자란 아들의 위로를 마음 편히 받으며 이제는 이쁜 손녀교육에 나설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서철모화성시장과 어머니

앞서 서 시장은 “우리 어머니는 8남매를 낳으셨다. 어머니는 세월이 각박해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셨고, 26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남편의 사랑도 받지 못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옛날에는 다 그랬다’는 말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지만, 철부지 아들은 자라면서 어머니가 불쌍하다고만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거의 없었다. 교육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대학 입학금을 내주지 않아 사관학교를 선택하게 된 집안 형편도 싫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8남매 도두가 그랬다. 그랬던 내게 어느날 문득 아주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서 시장은 1971년 8월 17일을 잊지 못한다.

그는 “8남매가 함께 살던 단칸방 구석에서 어머니가 내 앞에서 동생을 낳은 날이다. 한쪽에 겁에 질린 나의 모습과 문밖에서 우는 누나들의 목소리, 그리고 혼자 동생의 태줄을 자르는 어머니의 처절함이 생생하다. 서른살이 넘어 그동안 잠재된 기억이 떠오른 순간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이 동정과 연민, 사랑으로 바뀌었다. 그 기억 때문에 작년 가을 어머니의 퇴원을 극구 반대했는지도 모르겠다. 화성으로 어머니를 모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셨다. 중환자실에 입원하신지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어머니는 아들을 알아보지도 움직이지도 못하신다”고 했다.

이어 “내가 생애 처음 마련한 진천집에 어머니가 들어 가시던 날 동네에 아들집이라고 자랑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면서도 자식으로서 더 못해드린 게 죄송스럽기만 하다. 어머니는 늘 8남매를 먹이지 못하고, 교육시지키 못하고,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한 죄책감 속에서 사시면서도 당신의 방식대로 우리를 사랑해 주셨던 것이다.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어머니의 큰 사랑에 감사할 뿐이다. 아들은 어머니 덕에 잘 살고 있습니다.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갚을 수 있게 오래오래 곁에 계셔주세요. 어머니, 사랑하고 감사합니다”고 덧붙였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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