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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을 위해서라면…” 이재용, 총수 타이틀 떼고 ‘영업맨’ 변신 [비즈360]
글로벌 IB 갤럭시 채택 위해 뉴욕 찾아 PT 주도
삼성전자, 디시네트워크의 5G 통신장비 공급사 선정
이재용 부회장, 디시네트워크 창업자와 산행 협상
이 부회장 오너십 필요…로봇·메타버스·AI등 수두룩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왼쪽) CEO와 만나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프레젠테이션(PT) 이끌고, 운전하고, 등산도 하고….”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5G(세대)장비에 대해 역대 두 번째 규모 조 단위 수주에 성공한 가운데 계약 체결을 이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채택을 위해 직접 PT를 이끌기도 하고, 통신계약 체결을 위해 산행하고 운전하는 등 발벗고 뛰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국가적 주력산업인 반도체·AI(인공지능)·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해 이 부회장 등 총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업무폰으로 사용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15년 7월 이 부회장은 골드만삭스 고위 경영진과 e-메일 대화에서 “왜 골드만삭스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나요? 보안 때문인가요?”라고 물은 뒤 “알겠습니다. 제가 기술진과 다시 방문해 애로사항을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보냈다.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IB들은 업무 기밀 유출을 우려해 기술담당부서의 특별 인증을 받은 휴대전화만 업무용으로 사용한다. 이로 인해 당시까지 골드만삭스에선 ‘아이폰’과 ‘블랙베리’만 채택해 금융 업무를 진행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이 부회장은 직접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에 대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엔지니어를 대동해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로 찾아갔다. 엔지니어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장점과 보안 기능에 대해 PT를 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은 아이폰, 블랙베리 대신 갤럭시폰을 업무용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시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어건 회장. [디시 제공]

이날 삼성전자는 미국 제4 이동통신업체이자 위성방송사업자인 디시(DISH)네트워크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 맺은 공급계약(5년간 7조9000억원)에 이어 미국에서 따낸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수주 규모는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디시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어건 회장을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산행하며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한국을 찾았던 어건 회장은 애초 월요일에 이 부회장과 짧은 비즈니스미팅을 하기로 약속했으나 하루 전인 일요일에 이 부회장이 등산이 취미인 어건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일요일 오전 직접 차량을 운전해 어건 회장이 묵는 호텔로 찾아가 그를 태우고 북한산까지 단둘이 이동했다. 당시 산행을 계기로 신뢰관계가 쌓였고, 이번 수주로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1월 22일(현지시간)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는 주효했다. 삼성은 2020년 말 백신주사 잔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 개발을 지원했고, 이를 계기로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을 이끌어냈다. 당시 삼성과 화이자의 영상통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인맥 덕분에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삼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뉴 삼성’의 기치를 내건 삼성으로서는 총수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가 받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테크기술과 함께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바이오 또한 이 부회장 네트워크와 리더십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가 융합되는 시대에 글로벌 네트워킹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오너의 추진력이 중요하고, 이 점은 삼성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글로벌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신사업 성사를 해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국가적 손실이라고 오히려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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