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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가 목표인데 3년째 1%” 이게 한국 반도체 현실 [비즈360]
文, 만 3년전 ‘파운드리 1위, 팹리스 점유율 10%’ 목표
파운드리·팹리스 모두 목표보다 시장 지배력 뒤처지는 양상
美·中 사이 선택 요구받아…반도체 시장 장악 위협될 수도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KTV 캡처]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팹리스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을 발표하며 “반도체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1조원 투자 규모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으로 정부의 구상에 화답했다.

이로부터 만 3년이 지난 현재,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성과는 미진해 글로벌 시장 입지가 더 취약해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1위 목표를 내세웠던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에서는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TSMC(48.1%)와 삼성(19.1%)의 격차가 29%포인트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1년 4분기 기준 TSMC와 삼성의 격차는 33.8%포인트로 약 5%포인트가량 벌어졌다. 올해는 두 회사의 격차가 지난해보다 5%포인트 정도 더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내걸었던 팹리스(반도체 칩 설계 전문)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9~2021년까지 매년 한국은 1%의 점유율만 보인다. 이 기간 대만이 17%에서 21%로 4%포인트, 미국이 65%에서 68%로 3%포인트 정도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과 대조된다.

2019년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하향 속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국을 찾는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대만, 한국, 일본 중심의 칩 동맹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 한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단 관측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에서 “한국은 생산을 위해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고, 시장 수요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어느 한 방향으로 노선을 정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약 39%이다. 홍콩을 포함하면 약 60%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 수출이 중단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 타격이 클 수 있단 분석이다.

김 전문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어 양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면서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이후에는 애매모호한 중립 유지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 경영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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