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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칫덩이였는데…삼성重이 PEF에 판 이것은? [비즈360]
삼성중공업 드릴십 4척 1조400억원 매각
유가 60달러 넘어야 채산성 확보 돼
건조·유지 비용 들인 데다 재고가치 하락
삼성중공업 유동자금 4500억원 확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 [삼성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원유시추선(드릴십)이 조선업계의 애물단지에서 꿀단지로 거듭났다. 제작과 유지 비용이 값비싼 건 물론 자산가치가 하락하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으나 매각을 통해 재고도 없애고 재무구조도 개선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드릴십 4척 매각을 위한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PEF’)’에 다음달 17일 59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드릴십 매각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설립해 여기에 드릴십을 매각하고 시장에 되판 수익을 나눠가는 게 이번 PEF의 골자다. 삼성중공업의 출자금 5900억원에 선순위 투자자 출자금 1600억원 및 금융기관 차입금 3200억원을 합해 총 1조7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중 1조400억원으로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4척을 매입하고 남은 3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향후 PEF는 드릴십 4척을 시장에 리세일(Resale)해 매각 수익을 출자비율 및 약정된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드릴십은 해상에서 원유 및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선박 형태의 시추설비다.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호황기였던 2010년대 초반 드릴십을 다수 수주했다. 그러나 유가가 급락하면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한 선주사들이 계약을 파기하자 국내 조선사들은 드릴십을 건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인 데 더해 유지 비용을 부담해가며 재고가치가 하락하는 드릴십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2월 국제유가가 배럴 당 60달러를 넘어서면서 드릴십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 당 100달러를 넘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일 때 드릴십의 채산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을 5척 보유하고 있었다. 이중 1척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유럽지역 시추 선사에 2억4500만 달러에 드릴십 1척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 드릴십은 지난 2014년 그리소 오션리그사로부터 수주했던 선박이다. 2015년부터 오션리그사에서 세 차례에 걸쳐 계약종료를 연장한 끝에 2019년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중공업 재고로 남아있었다. 이후 남은 4척 중 1척은 이탈리아 사이펨사와 매각 옵션을 포함해 지난해 11월 용선(선박 대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사이펨사가 매각 옵션을 포함해 용선 중인 1척을 제외한 4척을 매각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유럽지역 시추 선사와 조건부 매각 계약을 체결한 드릴십 1척에 대한 권리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드릴십 매매가 완료되면 삼성중공업은 45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매각으로 약 4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건전성이 개선 될 뿐 아니라 향후 리세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며 “국제유가의 강세로 드릴십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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