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씨가 도주한 지 4개월 만에 검거되자 피해자 윤(사망 당시 39세)씨의 누나 A씨가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17일 오전 네이버 카페 ‘가평계곡사건수사대’ 게시판에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윤씨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윤 씨의 누나 A 씨는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겪고 나니 막상 글로 표현하기 어렵기만 하다”며 “사건이 덮어질까 두려웠고 막막했던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공개수배 이후 매일 쏟아지는 보도와 기사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며 “동생이 진심으로 대했을 그들은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가 막힌다”면서 이씨와 조씨를 비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대가로 얻은 보험금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하느냐”며 “제 동생을 담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17일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 윤씨의 누나가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린 글

A씨는 “2020년 초쯤 동생의 보험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기억한다”며 “늦었지만 (이들이) 법으로 심판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득 오늘 밤은 동생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싶다”며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하다”며 “현장에서 애써주신 일산 서부서 형사님들과 인천지검 검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날 낮 12시 25분께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동시에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