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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이후 50여일 만에...푸틴, 서방 지도자와 첫 대면
러 방문 오스트리아 총리와 만남
전쟁중단·평화협상 등 논의 예고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을 밝 혔다. [AF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지도자와 처음으로 대면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직접 대면한 서방 지도자는 없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모스크바에서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며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숄츠 총리,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네함머 총리는 “오스트리아가 군사적으로 중립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전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양국 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함머 총리 최측근은 그의 방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푸틴 대통령에 전쟁범죄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국영 RIA 통신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네함머 총리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두 지도자의 회담 계획은 지난 9일 네함머 총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 발표됐다. 그러나 APA 오스트리아 통신은 네함머 총리가 휴전 협상에 진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U 회원국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회원국인 오스트리아는 오랫동안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헬멧과 방탄복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의 공습을 비난하며 지난주 4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기도 했다.

러시아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가스 의존도는 80%로, 러시아의 금융·상업 기관과도 깊이 연관돼 있다.

유럽 국가들은 오랫동안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유럽과 러시아 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온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간 관계를 의심해왔다. 특히 세바스티안 쿠르츠 전 오스트리아 총리가 크렘린궁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던 사실에 많은 서방 정보기관은 비엔나와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함머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이러한 우려를 잠재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스트리아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네함머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세르게이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두 지도자의 회담을 “현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쟁범죄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과 어떻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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