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이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 3000m 슈퍼파이널 정상에 오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이 4년만에 세계선수권 종합우승 패권을 탈환했다. 계주에선 또다시 특유의 아웃코스 폭풍 질주로 믿기힘든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4관왕을 휩쓸었다.

최민정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ｍ와 여자 3000ｍ 슈퍼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최민정은 전날 여자 1500ｍ 금메달을 포함해 랭킹 포인트 107점을 획득, 캐나다의 킴부탱(84점)을 크게 따돌리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4년 만에 탈환한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최민정은 또 개인전 종합랭킹에 포함되지 않는 여자 3000ｍ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선수권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종목은 여자 500ｍ뿐이다.

최민정(왼쪽)과 캐나다 킴 부탱이 세계선수권 1000m 결승서 역주하는 모습. [AP]

특히 여자계주 금메달은 드라마같은 승리였다. 역전극의 주인공은 이번에도 최민정이었다.

최민정, 심석희, 서휘민, 김아랑이 나선 계주 결승에서 한국은 레이스 막판까지 3위를 달렸다. 결승선을 4바퀴를 앞두고는 심석희가 이탈리아 선수와 접촉하면서 최하위로 처져 위기를 맞았다. 캐나다와 네덜란드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역전은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거리를 좁혀나갔고, 반바퀴를 남기고는 특유의 아웃코스 내달리기로 따라잡는 데 성공,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최민정은 양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고, 역전을 허용한 캐나다와 네덜란드 주자들이 동시에 머리를 감싼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 대조를 이뤘다.

남자부도 계주 정상에 오르며 남녀 동반 우승을 완성했다. 한국은 이준서, 곽윤기, 한승수, 박인욱이 출전한 남자 5000ｍ 계주 결승서 6분56초709의 성적으로 네덜란드, 캐나다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개인 종목에선 이준서가 1000ｍ와 3000ｍ 슈퍼파이널에서 각각 은메달을 차지, 랭킹 포인트 55점으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곽윤기는 남자 1000ｍ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2021-2022 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최민정과 이준서가 차기 시즌 국가대표에 자동 선발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거둔 남녀 선수 한 명씩을 대표 선발전 결과와 관계없이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