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 매체, ‘노근리 사건’ 사례 들어 ‘부차 학살’ 감싸
스푸트니크,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소행 사건들 소개
스푸트니크가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 소개와 함께 실은 사진.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부차 민간인 학살’을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퇴출 위기에 몰린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비롯해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쟁 범죄로 조사되지 않은 사례를 모아 소개하는 등 자국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는 5일(현지시간) 부차 학살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우크라이나 군이 그 지역에 폭격을 가하고 러시아군 공범자 처단 작전을 수행했다며, 민간인 죽음은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을 전달하면서 1945년 이후 미국 군인에 의해 자행된 범죄 사례를 소개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UN안보리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저지른 만행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전쟁 범죄”라고 비난한 데 따른 일종의 반박 보도다.

스푸트니크는 첫 사례로 한국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제7기병연대 소속 미군이 충북 영동 노근리 철교 아래에서 한국인 난민 수백여명을 사살한 사건을 들었다. 이 매체는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을 인용해 250~3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보도했다. 또 이 학살 사건이 1999년까지 은폐됐다가 AP통신이 미군의 발포 명령을 보여주는 문서를 보도한 뒤 세상에 알려졌으며, 2008년 한국의 공식 조사가 시작된 뒤 미국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했을 뿐 공개적인 사과나 보상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민간인 무차별 학살도 도마에 올렸다. 이는 1968년 12월부터 1969년 5월까지 6개월 간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현재의 호치민) 근처에서 미군이 민간인 5000~7000명을 살해한 것으로 국제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당시 미군 지휘관은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인명을 죽이기 전에는 복귀하지 말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이 밖에도 이 매체는 1991년 쿠웨이트 북부 80번 고속도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2000명이 사망한 사건을 비롯해 1999년 5월 코소보에서 알바니아 난민 폭격, 2004년 11월 2차 팔루자 전투에서 민간인 800명 사망, 2015년 10월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 병원 폭탄 테러, 2017년 3월 이라크 모술 공격, 2017년 6월 시리아 라카 공성전 등을 나열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러시아가 1994년과 1999년에 두 차례에 걸쳐 체첸을 침공, 1차 침공에서 어린이 등 10만명의 체첸인이 학살됐고, 2차 침공에서 민간인 3만명이 죽은 역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