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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연의 시승기 -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전기차 정숙성에 럭셔리 감성 충만…회생제동 덕에 실제 주행거리 늘어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강화됐다. 작년 보조금의 절반만으로 전기차를 구입하려다보니 디자인부터 주행성능 등 맘에 꼭 드는 모델을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이런 고민에 빠진 소비자가 선택 할 만하다.

지난달 17일 제네시스의 세 번째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을 시승했다. 지난해 광저우 국제모터쇼 기간 ‘GV70 전동화 모델’이 소개됐을 때만 해도 ‘전용 전기차도 아닌 모델이 이 시점에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전용 플랫폼에 기반해야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면서 먼 거리를 달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E-GMP라는 걸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이 플랫폼을 적용해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도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도 ‘GV60’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가 가야 할 전용 전기차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파생 전기차를 내놓을 이유는 없어 보였다.

‘GV70 전동화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기준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하향되면서다. 실제 ‘GV60’이나 ‘아우디 Q4 이트론’, ‘메르세데스-벤츠 EQA’ 등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보조금을 전액 받고 살 수 있었던 전기차들의 실질 구매 가격이 400~500만원 비싸졌다. 더구나 해당 모델들은 보조금 기준에 상품성을 맞추다 보니 적재공간이나 실내 소재, 승차감 등 특정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소비자들은 ‘GV70 전동화 모델’의 상품성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우선 ‘GV70 전동화 모델’은 4륜 구동이 기본임에도 400㎞(19인치 기준)라는 준수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갖췄다. 20인치 타이어를 장작한 시승차의 경우 공인 주행거리가 373㎞지만, 실제 시승 결과 배터리 1㎾h 당 6.1㎞를 달릴 수 있었다. 완충 시 유연한 회생제동으로 474㎞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E-GMP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이핏(E-PIT) 등 초고속 충전시설에서 350㎾의 속도로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어차피 고속도로 여행 중 한번은 휴게소를 들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을 해결하는 동안 빠른 속도로 부족한 배터리를 채울 수 있어 든든하다.

‘아이오닉5’에서 처음 선을 보였던 V2L 기능도 GV70 전동화 모델에서 한층 개선됐다. 럭셔리 브랜드답게 내·외부에서 V2L 기능을 모두 기본으로 제공한다. 내부 어댑터는 시트 하단에서 트렁크 측면으로 이동했다. 차박을 위해 2열 좌석을 폴딩하면 시트 하단 어댑터를 사용하기 번거롭다는 불만에 귀를 기울인 듯 결과로 보인다.

듀얼모터가 뿜어내는 최고 마력 320㎾, 최대토크 700Nm(71.4㎏·m)의 성능은 웬만한 내연기관 고성능 모델이 부럽지 않은 부분이었다. 스티어링휠 하단의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40㎾의 힘이 추가돼 시속 100㎞까지 단 4.2초만에 가속할 수 있다. 실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국도를 넘나드는 시승구간 내내 짜릿한 가속감을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서스펜션 세팅은 안락함 승차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보니 빠른 속도에서도 낮게 깔려가는 듯한 주행감각을 충분히 제공하면서 롤링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기본 적용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역시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정숙성 또한 발군이다.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된 흡음재를 그대로 적용해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여기에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쏘아 상쇄시키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로 자잘한 소음까지 잡았다. 덕분에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건 인테리어였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대부분이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명분으로 심플하다 못해 단조로운 실내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안전에 필수적인 계기반을 생략하는 모험도 서슴지 않는다. 가죽 등을 대체한다고 적용된 친환경 소재도 촉감이나 재질 면에서 거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GV70 전동화 모델은 기본 시트에도 인조가죽이 아닌 천연가죽을 적용했다. 도어트림이나 크래쉬패드 등 손이 닿는 구석구석에도 가죽을 충분히 활용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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