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4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지난달 14일 소셜미디어(SNS) 기업 트위터 주식 약 7350만주(9.2%)를 사들였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개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기업 트위터의 지분을 대량 취득하며 최대 주주로 한 번에 올라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머스크가 제출한 트위터 지분 매입 내용을 공개했다. SEC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약 7350만주(9.2%)를 사들였다.

로이터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대형 투자사 뱅가드(8.79%)를 제치고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다고 전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은 작년 11월 CEO 자리에서 물러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보유 지분의 4배가 넘는다.

머스크의 트위터 지분 가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일 종가 기준 28억9000만달러(약 3조5142억원)에 이른다. 머스크의 주식 매입에 트위터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장중 29% 넘게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이번 지분 취득이 회사 인수의 ‘신호탄’이 될지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머스크가 사들인 트위터 주식은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이지만, 세계 최대 부자란 그의 자본력을 고려한다면 언제든 경영에 관여할 수 있도록 추가 지분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그레이트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스는 “머스크가 의미 있는 지분을 갖는다면 트위터는 긴장할 것이며, 수동적 지분이 순식간에 능동적 지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고, 리서치업체 CFRA의 앤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전면적인 트위터 인수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 전광판에 나타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의 로고 모습. [AP]

머스크의 지분 매입 시점 역시 미묘한 지점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면서 새 SNS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머스크 자신이 그리는 SNS의 모습을 새 플랫폼을 개설하지 않고, 자신이 가장 애용하는 트위터를 통해 구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웨드부시증권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더욱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트위터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대해 그가 언급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것(인수 시나리오)은 말이 되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평소 트위터를 애용하는 머스크는 2009년 계정을 개설한 이후 8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테슬라 지분 매도 여부를 묻는 ‘돌발 트윗’을 포함해 각종 발표를 내놓는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