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백신개발에 10.7% 쏟아부어
‘뿌린대로 거둔다’는 신약개발의 공식이 여지 없이 입증되고 있다.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팬데믹 상황에도 치료제, 백신 개발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 기업들이 공개한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셀트리온 매출 20.8%, SK바사 10.7% 투입=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곳은 셀트리온. 이 회사는 1조9116억원의 매출 중 20.8%인 3979억원을 투입했다. 다른 기업들이 10% 안팎을 투자한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이다. 이외 셀트리온은 324억원을 정부로부터 보조금으로 받아 총 연구개발비 지출은 4303억원에 이른다. 웬만한 국내 중견 제약사의 매출액과 맞먹는 셈.
이 비용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신규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R&D역량 강화를 위해 매출의 20% 수준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신약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00억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썼다. 9290억원의 매출 중 995억원인데,10.7%에 이른다. 995억원 중에는 정부지원금과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펀딩 등으로 521억원이 지원됐다. SK바사는 이 돈으로 자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 결과 국내 백신개발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다가섰다. 현재 임상 3상을 마치고 상반기 내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사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를 늘려 백신기업으로서 사업영역을 넓혀 왔고 코로나 백신까지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춰갈 예정”이라 말했다.
▶유한·대웅, 매출의 10% 이상 투입 기술수출·신약 성과=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개발, 미국 얀센에 기술수출에 성공한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6878억원의 매출 중 10.6%인 1782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유한은 정부보조금 없이 매출의 10%를 썼다.
이를 통해 유한은 최근 몇 년 동안 렉라자 외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등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기술수출과 함께 면역항암제, 차세대 EGFR TK억제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의 기술을 도입하는 라이센스인 전략도 적극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1조1529억원의 매출 중 15.2%에 해당하는 1758억원(정부보조금 85억원 포함)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이런 지출에 힘입어 지난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정을 허가받았고, 올해는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이 국내 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 결실은 1, 2년 만에 나오지는 않지만 꾸준한 투자를 한 기업들은 반드시 열매가 주어진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규모가 아직 턱 없이 적다”며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의지를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2021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현황
기업명 매출액 R&D액 비중(%)
셀트리온 1조9116억 3979 20.8
유한양행 1조6878억 1782 10.6
대웅제약 1조1529억 1758 15.2
SK바사 9290억 995 10.7
*자료=각사별 2021년도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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