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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리스 사태 1년…‘제왕적 오너 경영’엔 변함이 없다
지배구조 문제 전혀 개선 안돼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제왕적 오너 경영’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강한 지배력을 보유한 홍 회장의 의지 부족으로 남양유업의 고질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던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대유위니아도 손을 떼는 모양새다. 덕분에 남양유업에 대한 회사 평판은 회복되지 못했고, 회사 경영은 정상화되지 못해 적자만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날 홍원식 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된 남양유업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9561억원, 영업손실 779억원, 당기순손실 589억원으로 2년 연속 700억대의 적자를 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에도 정기 주총에 사내이사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음을 비판하며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가 주총에 불참한 탓에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사내에서 홍 회장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력이 없을 뿐 아니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끌어들인 외부세력인 한앤코와 대유위니아도 결국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앤코는 지난해 5월 홍 회장의 지분 53.08%에 대한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 참여에 나섰지만, 계약 파기로 남양유업을 바꾸지 못했다. 대유위니아 역시 지난해 11월 남양유업이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하면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가져간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최근 백기를 들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향후 3~5년 간 법정 분쟁에 휘말리면서 경영 정상화가 요원해졌다.

남양은 당장 영업손실을 사내 유보금으로 충당하며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소송전이 계속되는 한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유업계는 인구 감소로 조제분유·우유 소비가 줄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어 경쟁사들은 헬스 케어, 대체 단백질 등 사업 다각화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등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상태다. 그러나 남양은 법정 다툼 때문에 사업 확장을 할 수 없어 실적이 개선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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