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생포된 저격수 이리나 스타리코바.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으로 활동하며 악명을 떨쳤던 러시아 저격수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생포됐다.

28일(현지시각) 영국 더 선은 ‘바기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여성 저격수 이리나 스타리코바가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후 생포됐다고 보도했다.

스타리코바는 지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 함께 복무하며 수십 명의 군인과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수배 대상이었다.

스타리코바는 우크라이나 매체에 “러시아군은 내가 다쳤다는 것을 알고 구할 기회가 있었지만 떠나버렸다. 내가 죽기를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도 지난 26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타리코바의 생포 소식을 알렸다.

우크라이나군은 26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저격수 ‘바기라’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생포했다”며 그의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전쟁연구학과 연구원 조지 레비슈빌리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바기라’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저격수를 생포했다”며 “그는 민간인을 포함한 40명의 우크라이나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저지르는 범죄를 연구하는 피스메이커 센터에 따르면 스타리코바는 현재 41살로, 11살과 9살 난 딸을 두고 있다. 재혼한 남편 역시 벨라루스 출신의 군인으로, 친러시아 분리주의 무장세력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름반도를 전격 병합하자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약 1만4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