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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저항 상징 ‘성 재블린’…한달만에 자선기금 12억여원 모여
우크라계 캐나다인, 스티커로 제작·전세계 판매
우크라 전쟁 고아 교육, 현지 언론인 지원 목적
원작자 美 아티스트 크리스 쇼 “놀라운 일”
개당 10달러에 판매 중인 성 재블린 스티커. [세인트제블린 닷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 ‘성 재블린(聖·Saint Javelin)’을 활용한 전쟁 구호 기금 모집에 한 달 만에 전세계에서 100만달러(12억2190만원)가 모였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시간) 성 재블린 스티커 판매로 기자에서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 크리스찬 보리스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성 재블린은 군복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의상을 입은 성경 속 막달라 마리아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FGM-148)을 들고 있는 이미지다.

우크라이나에서 2014~2019년에 기자로 활동한 보리스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기 수일 전에 원래 있던 이미지를 처음 사용했는데, 재블린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성 재블린’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며 밈(Meme·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문화요소)으로 확산했다.

보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고아를 돕고자 ‘성 재블린’ 스티커를 제작, 개 당 10달러에 판매했다. 별도 웹사이트(Saintjavelin.com)도 만들어 온라인에 판매했다. 초기 모금 목표액은 3만달러(3665만원)였다.

하지만 밈으로 번지면서 한 달 안에 100만달러(12억2190만원)가 모였다.

우연한 성공에 그는 하던 일을 관두고 전업 자산사업가로 변신했다. 캐나다 자산단체 헬퍼스헬프…(HelpUsHelp)와 손잡고 10달러 짜리 스티커를 60개국에서 6000개 이상 판매했다. 또 우크라이나 기자들이 만든 ‘2402펀드’(2402.org)와도 협력해 언론사에 보호 장비 등 전쟁 보도에 필요한 안전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키이우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우크라이나에서 일할 때 기사 중 하나가 동부 내전으로 아버지를 잃은 과부와 아이들에 관한 것이었다”며 모금액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쟁 고아들의 교육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스티커는 당신이 그들(우크라이나인)과 영원히 함께 붙어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주문이 “완전히 쇄도했다”면서 그의 은행계좌가 한때 자금 세탁을 의심한 금융기관에 의해 동결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크리스 쇼의 ‘마돈나 칼라시니코프’. [크리스쇼 스튜디오 닷컴]

‘성 재블린’의 원작자는 따로 있다. 우크라이나 그래픽 디자이너 에브게니 샬라쇼브가 미국 아티스트 크리스 쇼의 2012년 작품 ‘마돈나 칼라시니코프(Madonna Kalashnikov·칼라시니코프는 ‘AK소총’을 개발한 러시아 총기제작업체 이름)’를 모방한 것이다. 그는 원작에 있는 ‘AK-47’ 소총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로 바꿔 그려넣었다.

크리스 쇼 원작은 당시 중동에서 분 아랍의 봄에 영감을 받아 세상에 나왔다. 쇼는 키이우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성 재블린은 놀랍고, 겸손해지고, 믿을 수 없이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물론 누구도 내 작품을 써서 판매해도 되는 지 묻지 않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 마련에 성공적으로 쓰인 것을 보고, 최소한 수익의 일부가 좋은 목적으로 쓰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성 재블린이 구호를 돕고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보여주는 이미지가 된 건 놀라운 일이다. 그녀가 도처에서 좋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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